멈춰 선 식품공장처럼, 성장 대신 생존이 과제가 된 2026년 식품산업. ⓒ챗GPT


저출산과 고령화, 환율 급등이 동시에 식품산업을 압박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소비 기반이 줄어드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와 환율 불안이 겹치며 제조비용이 치솟고 있다.
이런 복합 위기 속에서 2026년 식품산업의 생존 조건은 원가관리와 데이터 기반 유통 전략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최근 열린 ‘2026 식품외식산업 전망’에서 “전 세계 인구가 30% 늘어날 때 한국은 30% 줄어들 전망 ”이라며 “노동력 공급과 식품 소비 모두에서 구조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근 출산율은 0.78명 수준이다. 올해 전년 대비 소폭 상승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인구 감소는 식품 소비 감소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2072년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운 47.7%가 고령층으로, 식품 수요가 정체되고 생 산 인력 부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식품산업은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산업”이라며 “수요 축소와 인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률 둔화도 소비 위축을 키우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간 성장률 0.9%를 전망한 바 있다.
또한 해외에서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에 0.9% 성장을 예상했으며,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월 1.0%로 관측했다. 10월 IB 평균은 1.0%였다.
김 실장은 “경제가 둔화하면 식품 산업은 소비는 즉각 줄어든다”며 “경제가 어려워도 식품 산업이 축소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이젠 옛말”이라고 주장했다.
지속 상승한 환율도 변수로 꼽힌다. 원가 상승의 핵심 변수는 환율이다. 식품제조업의 원재료비 비중은 60~65%, 유가공·식용유·제당업은 70~80%에 달한다. 국제 곡물가격은 안정세를 보이지만 환율이 1400원 안팎에서 고착되며 수입단가가 내려가지 않고 있다.
김 실장은 “곡물가는 안정됐지만 환율이 수입단가를 붙잡고 있다”며 “올해 환율 흐름이 내년 원가 부담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품시장 규모는 2025년 193조 원, 2026년 202조 원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명목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 성장률은 2.4% 수준으로, 물가를 제외하면 정체인 셈이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4.6%(식료 4.1, 음료 9.2%)로 낮은 수준이며, 면류·건강기능식품·식용유지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즉석식품·조미식품·수산가공·식육가공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시장 내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뚜렷하다. 가공식품의 온라인 주구입 비중은 15%로 높아졌고, 대형마트는 하락세를 보인다.
김 실장은 “가격과 배송 편의가 품질 프리미엄을 앞서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온라인 중심의 유통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식품 수출액은 128억 달러, 내년은 138억 달러로 전망된다. 미국·EU·러시아 수출이 늘고 있으나 대미 협상에 따라 2026년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2026년은 단순히 매출 회복의 해가 아니라 산업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시점”이라며 “데이터는 분석의 수단이 아니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의사결정의 근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 제조업의 원재료비 비중이 높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김 실장은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다. 수입산 원료를 다른 국가로 바꾸거나 공급망을 다변화해 비용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는 품질보다 가격과 배송 편의를 더 중시하는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온라인 거래가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유통 채널과 판매 전략을 소비행태 데이터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