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진보초에서 열린 K-Book 페스티벌은 출판사와 서점, 번역과 기획, 행사와 교육이 한 사람을 통해 자연스레 연결되는 모습이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책거리 대표 김승복(56·사진) 씨가 있다.

그는 2007년 일본 유일의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 ‘쿠온’을 설립, 17년간 한강·김애란·김중혁·편혜영·김초엽 등 100종이 넘는 한국 소설을 일본 독자에게 전했다.
23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김 대표는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을 한류 안에서 작은 조각이라 표현했지만, 그 작은 조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각이 다른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더 큰 흐름을 만드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학은 마이너리티라고 하지만, 비주류라는 뜻은 아니다. 희소성의 가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82년생 김지영’은 20만 부 넘게 팔렸고, 많은 젊은 여성 독자들은 “억압을 처음 인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한국문학이 가진 짙은 사회성, 현실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감수성의 결과로 해석했다.
그는 한국문학이 독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이 단순히 책을 출간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본다. 문학이 ‘어떻게 전달되고, 누구를 통해 확산되는지’까지가 하나의 흐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책방 대표이면서 동시에 기획자로 움직인다. 유명인에게 책을 건네고, 감동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발신으로 이어지도록 장면을 설계한다 바다이야기부활 . 과거 광고회사에서 배운 기획 구조를 출판에 가져온 셈이다. “그냥 하면 안 된다. 알고 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책의 표지와 메시지의 자리, SNS 발신의 타이밍까지 일련의 흐름을 따라 배치한다.
쿠온의 첫 책을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대중성’과 ‘문학성’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문학성을 택했다. 바다이야기릴게임2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로 보이려면 첫 문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문학성을 사랑하는 독자를 위한 책을 골랐다. ‘채식주의자’·‘소년이 온다’·‘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까지 한강의 주요 작품을 일본에 처음 소개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그 결정은 한강의 노벨문학상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김 대표는 “좋은 소설은 결국 스스로 다음 문장을 만든다”고 말했다.
모바일바다이야기 그의 기획 가운데 가장 긴 문장은 원주에서 박경리 작가가 26년의 집필을 마친 대하소설 ‘토지’다. 한국 작가들로부터 “큰 일본 출판사에서 내고 싶다”는 거절을 듣고 마음이 상했던 시절, 그는 세 달 동안 ‘토지’를 읽으며 위로를 얻었다. 번역자·편집자·교정자 네 사람이 팀을 꾸려 10년에 걸쳐 20권을 완역했다. ‘토지’완역본은 마이니치출판문화상 기획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돼 내달 상을 받는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 대해 “씨를 뿌려두면 어느 순간 퍼즐처럼 ‘딸깍’ 맞아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여러 해 동안 흩어져 있던 일이 어느 날 한 장면으로 완성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모든 프로젝트가 12·24·36개월 혹은 10년 단위의 긴 구조로 짜여 있는 이유다.
최근 가장 아쉬웠던 일은 한국문학 100년과 일본문학 100년을 함께 소개하는 전시가 무산된 일이다. 두 문학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이어져온 흐름을 하나의 지도처럼 보여주려 했지만, “일본문학이 포함되면 지원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문학은 원래 서로를 이어오는 과정인데, 두 흐름을 끊어 놓는 방식이 오히려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지원을 포기하고 책자만 발행했지만, 양국 문학이 서로의 다음 문장을 만들어온 과정을 다시 정리했다.
여전히 문체로 승부하는 문학을 좋아하지만, 서점 대표로서는 독자를 먼저 만나야 한다.

그는 진입장벽이 낮은 작품으로 입구를 열어주고, 독자가 자연스럽게 깊은 작품으로 넘어가도록 흐름을 설계한다. 김초엽을 읽고 박경리로, 정세랑을 읽고 오정희로 이어지는 독서 역시 그가 만들어놓은 연결 위에서 가능해진 흐름이다. 그는 “예전에는 한국문학이 일본문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이제는 일본의 젊은 작가들이 한국문학의 사회성·역사성에서 되레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도쿄의 늦가을, 한국과 일본의 문장이 이어지는 자리에서 김승복 대표는 “즐겁게 해야 오래 할 수 있고, 오래 해야 흐름이 생긴다”며 또 다시 바삐 책과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 일본 도쿄/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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