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8월 부산 해운대 한 도로에서 벌어진 조직폭력 조직 간의 다툼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지역 양대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흉기를 들고 보복 폭행을 벌이다가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됐다. 범행을 주도한 조폭 조직원들은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이들 조폭 조직 간의 다툼은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 활동) 등 혐의로 칠성파와 신20세
기파 조직원 등 범행을 주도한 19명과 조력자 1명을 구속 송치했다. 또 신규 조직원 2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아울러 불구속 송치된 26명 중 해외로 도주한 2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경찰이 송치한 폭력조직원 45명 중 칠성파는 13명이고 신20세기파는 32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2개 조
폭 조직원들은 지난 2024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보복 폭행을 반복해왔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7일 칠성파 조직원들이 부산진구 한 노래방에서 신20세기파 조직원에게 조직 탈퇴를 요구하며 폭행해 뇌출혈 등 전치 4주 상해를 가한 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폭행 피해를 당한 조직원은 원래 칠성파를 추종했
으나, 신20세기파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사건 후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같은 달 29일부터 올해 2월 19일까지 3차례에 걸쳐 칠성파 조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했다. 무차별 집단폭행으로 전치 8주 상해 피해도 발생했다.
그러던 중 칠성파 조직원인 20대 남성이 지난 4월 6일 신20세기파 중간 간부의
아파트에 찾아가 4시간 동안 잠복한 끝에 흉기를 휘둘렀다.
칼부림 사건을 당하고 재보복에 나선 신20세기파는 조직원 17명을 동원, 흉기를 휴대하게 한 뒤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다니며 칠성파 조직원을 찾아내 무차별 폭행했다.
이로 인해 칠성파 조직원 중에 전치 6주 진단을 받거나, 깨진 소주병에 얼굴 등에 찔려 신경
손상을 입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년간 부산 해운대구의 마린시티, 부산진구 서면, 중구 중앙동 등 부산 도심 번화가에서 이같은 보복 폭행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경찰은 그동안 관리해온 부산지역 19개 폭력조직 대상에 신규 폭력조직원들을 추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직원들이 범행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정황이 수사과정에서 밝혀냈다”며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조폭 범죄에는 행위자는 물론 배후 지시 세력까지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대표적인 조폭 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1970년대부터 이 지역의 유흥업소와 오락실 등을 근거지 삼아 지속해서 세력 다툼을 벌여왔다.
지난 1993년 칠성파 간부가 조직원을 끌어들여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이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 후에도 지난 2006년 두 조폭 조직원 60명이 가담한 집단 폭력 사건이 벌어졌고, 2021년 5월에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