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경북 구미라면축제에서는 '케데헌 면치기 대회'가 열렸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들이 컵라면을 후루룩 먹는 장면에서 착안한 대회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호기 있게 나선 도전자들은 시작하자마자 뜨거운 면발을 한꺼번에 입 안에 욱여넣다가 데이면서도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국물과 건더기를 하나도 남김없이 진양홀딩스 주식 깔끔하게 비운 참가자도 있었다. 저마다 가족과 지인들의 따뜻한 응원을 받으며 참가한 가운데 안동에서 홀로 축제에 놀러 온 40대 여성 김 모 씨가 여자부에서 1위를 거뒀다. 김 씨는 "저 어디 가서 1등 잘 못하는데 그래도 먹는 거라 도전해 봤다"며 "저는 라면도 신라면밖에 못 먹는다"고 웃었다.
지난 7일 오후 경북 구미라면축제에서는 '케데헌 면치기 대회'가 열렸다. 2025.11.7 / 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구미라면축제는 국내 최대 라면 생산기지인 농심 구미공장에서 기인해 2022년부터 시작된 지역 대표 축제로 올해 4회째를 맞았다. 구고영 주식 미공장에서는 신라면과 너구리, 안성탕면 등 농심의 대표적인 라면과 과자류 등 40여 가지 품목이 하루에 약 665만 개 생산된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 모두에게 한 끼씩 제공하고도 남을 양이다. 올해 축제는 구미역 광장 일대를 475m짜리 라면 레스토랑으로 구성했다. 농심은 메인 입구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최근 발표한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ELW교육 음면'과 프리미엄 라면 '신라면 블랙'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축제 방문객들은 3차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25명의 셰프들이 준비한 각종 이색 라면을 골라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축제 기획단은 바가지요금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대 9000원을 넘지 않도록 했고 줄 서지 않고도 기다릴 수 있도록 키오스크·QR코드 주문 시스템을 마현대중공업 주식 련했다.
지난 7일 경북 구미라면축제에 모인 방문객들로 취식 공간이 북적거리고 있다. 2025.11.7/ 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구미에 있는 시댁에 온 김에 라면축제를 방문한 30대 부부는 통오징어해물라면과 한우대창야끼라면, 아사도삼겹라면, 홍게라면 등 여러 요리를 맛보았다며 "라면이 다양하고 맛도 괜찮은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미 시민이라는 50대 여성 최 모 씨는 라면축제 방문만 올해 세 번째라고 했다. 최 씨는 작년 축제에 맛있게 먹었던 라면의 셰프를 기억하고 그 셰프가 만든 꿀배LA갈비짜장라면을 주문해 40번째 대기 번호를 받아 20대 아들과 함께 기다리는 중이었다. 최 씨는 "이전에는 취식 자리와 줄 서는 동선이 구분돼 있지 않아서 사람들이 엉켜서 먹기가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통행로와 취식 자리 구분을 잘한 것 같다"며 "내 지역에 있는 축제가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씨 옆에는 축제에서 구매한 6만 원 어치 라면 가방이 층층이 쌓여있었다.
지난 7일 오후 경북 구미라면축제 이색라면 부스 앞에 사람들이 모여 주문을 고민하고 있다. 2025.11.7/ 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윤성진 구미라면축제 기획단장은 "취식 공간을 다섯 군데로 늘리고 다양한 취식 공간 형태로 구성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취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올드타운·골목야장·네이처파크 등 각 공간의 콘셉트를 달리해 라면으로 단순히 배를 채우기보다 문화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설명했다. 뉴타운 라면바에서는 구미 지역 특산 맥주와 우리 밀로 만든 빵, 떡을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셀프 조리 공간도 있어 하루에 1200명씩 이용이 가능하다. 입구 근처 '라면공작소'에서는 2만 원 이상 구매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직접 자신이 뽑은 토핑과 수프로 '나만의 라면'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약 100명이 참가하는 미식 토너먼트 '라믈리에 경연대회'를 비롯해 '가왕 경연대회', 외국인 참가자들의 요리 경연 '글로벌 라면요리왕' 등 여러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공연도 진행된다.
지난 7일 경북 구미라면축제에서 한 방문객이 '나만의 라면 만들기'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25.11.7/ 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라면축제 한복판에 위치한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는 축제 방문객들을 위해 콜라와 생수 등 음료수를 팔고 있었다. 5년 째 대리점을 운영 중이라는 사장 문 모 씨(46)는 "작년에 물과 음료를 파는 곳이 없어서 난리가 났었다"며 "라면축제로 내가 얻는 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잘됐으면 좋으니까"라고 말했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에서는 총 17만 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48%가 외지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근 카페와 전통시장의 국숫집·국밥집에도 손님이 몰리면서 지난해 약 15억 원 규모의 소비 창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작년에는 3만여 인분을 조리했는데 올해는 8만 인분 이상 조리가 목표"라며 "판매하는 라면 수량도 작년 25만 개였는데 올해는 40만 개 정도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와 연결된 광역철도 개통과 더불어 '케데헌 에디션 한정판' 판매가 흥행 요인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농심 구미공장에 마련된 전시 2025.11.7 / 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농심도 구미라면축제를 발판 삼아 '매콤한 행복'(Spicy Happiness In Noodles)을 신라면의 글로벌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지난 2월 일본 삿포로 눈축제와 지난달 뉴욕 타임스퀘어 캠페인 등 세계인들이 모이는 현장에서 '매운 즐거움'을 전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페루 마추픽추와 일본 하라주쿠에 이어 베트남 호찌민에 세 번째 '신라면 분식점'을 오픈하고 내년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진출 국가를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국내에도 팝업 형태로 '신라면 분식'을 오픈할 예정이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 부문장은 "내년은 신라면 출시 40주년이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매콤한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며 "신라면의 본고장 구미를 K-라면과 세계가 만나는 글로벌 성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hypar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