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허인회 기자)



한국GM은 최근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자산 등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연합뉴스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체 생산량의 83%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한국GM의 부담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대응하고자 직영서비스센터 등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한국시장 철수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측 조치에 노조는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에서 6000만원이 넘는 성과급을 요구하용의 눈 게임
는 등 노사 갈등도 심화하고 있어 한국GM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자산 등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긴축 경영을 위한 자산 매각이라는 것이 한국GM 측의 설명이다.
한국GM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미국낙폭과대
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이 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GM이 지난해 생산·판매한 차량 49만9559대 중 미국 수출 분은 83.8%(41만8792대)에 달한다. 대부분의 생산 물량을 미국에 보내는 한국GM 입장에선 지난 4월부터 부과되고 있는 25% 관세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GM 본사는 트럼프 관세 여엔터테인먼트주식
파로 올해 최대 7조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GM은 올해 관세 관련 비용이 40억~50억 달러(약 5조5300억~6조9100억원)에 달해 순이익의 4분의 1가량이 줄 수 있다고도 밝혔다.
한국GM은 자산 매각에 대해 "수익성 증대를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한국시장 철수를 염두에 둔 결정에 아니냐며 동화홀딩스 주식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GM의 내수 판매 규모는 2만4824대로, 전체 생산 물량의 5%에도 미치지 않았다. 사측은 올해 판매 목표를 1만 5500대 수준으로 제시했다. 국내 시장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서비스센터 매각 등은 사실상 국내 영업을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우려다.
한국시장 철수설이 퍼지자 일단 본개인주식투자
사 측에서 진화에 나섰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25% 자동차 관세에 대응해 한국산 수입량을 곧바로 변경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통해 핵심 무역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는 데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에 대해선 "이들 차량의 수익 기여도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생산량 조정 계획이 없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모그룹인 GM 측에서 한국GM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GM은 지난달 23일 노조를 대상으로 경영 현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올해 역시 신차 생산 배정 계획 등은 없다고 공유했다. 앞서 한국GM은 지난해 전기차 이쿼녹스 EV 출시를 예고했으나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전기차 볼트 EV는 아예 단종시켰다. 노조 측은 현재 생산 중인 내연기관 차량 외에 친환경차 추가 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한국GM의 친환경차는 캐딜락 리릭 한 종뿐이다. 생산기지로서의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이번 자산 매각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임금 협상을 앞둔 터라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들은 "창립 54주년을 앞두고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올해 임금 협상에 대한 사측의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교섭 과정에서 구체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4월16일 경기도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을 대표하는 럭셔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수' 카드로 공적자금 지원 재차 요구하나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임금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 요구안에 1인당 6300만원에 달하는 일시금 등 역대 최대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의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기본급 5%) △순이익의 15% 성과급 △통상임금의 500% 격려금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관세 부과 영향으로 자산까지 매각하는 상황에서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국GM의 미래를 놓고 우려가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정부와 약속한 사업 운영 만료 기한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2018년 정부는 한국GM이 철수 움직임을 보이자 협상을 통해 8100억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지원했다. 대신 2027년 말까지 국내에서 철수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2028년 이후에도 한국에서 공장을 가동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셈이다. 헥터 비자에알 한국GM 사장은 자산 매각 소식을 직원들에게 알리면서 "현재 차량 생산프로그램은 수년이 남아 있으며 이번 조치는 회사의 비즈니스 효율성 확보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GM 측이 철수 카드를 앞세워 한국 정부의 지원을 재차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GM의 협력사는 3000개에 달한다.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타격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협상 테이블을 다시 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로선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안이다.
한국GM 공장이 위치한 곳이 여당 지역구라는 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와 '21대 대선 정책협약식'을 체결하며 "한국GM의 지속 가능성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며 "한국GM?본사인 GM의 구체적인 계획 제시가 필요하고 노조와 (계획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