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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16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백온유 작가는 동화와 청소년소설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7년 장편동화 ‘정교’로 문화방송(MBC) 창작동화대상을, 2020년 청소년소설 ‘유원’으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으며 이후에도 ‘페퍼민트’ ‘경우 없는 세계’ 등 청소년이 등장하는 소설을 썼다.
‘유원’은 사고 생존자인 청소년, ‘페퍼민트’는 영케어러(Young Carer, 가족돌봄청(소)년), ‘경우 없는 세계’는 가출한 청소년의 이야기다. 장편소설 ‘페퍼민트’와 ‘돌봄소설집’이란 제목의 앤솔로지 ‘너의 오른발은 어디에 가니’의 수록작 ‘샤인 머스캣의 시절’에서는 각각 식 스타저축은행 물인간 엄마와 심각한 알레르기 환자인 친구를 돌봐주는 청소년이 나온다. 이번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반의반의 반’은 할머니에서 손녀까지 여성 삼대를 둘러싼 돌봄 이야기이니 지금까지 창작의 궤적 위에 또렷이 서 있는 셈이다. 달리 말하자면, 백온유 작가의 ‘반의반의 반’을 깊이 이해하려면 전작인 청소년소설을 나란히 두고 읽는 일이 필요하다.
파산면책자대출 특히 ‘페퍼민트’는 한국 문학에서 영케어러를 전면에 등장시키며 돌봄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환기하고 있는 작품이므로 ‘반의반의 반’과 가장 가까이 연결시켜 볼 수 있다. ‘페퍼민트’에서 만나는 영케어러 시안은 학교를 마치고 날마다 병원에 가서, 수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는 엄마를 간병하는 중이다. 전문 간병인이 근무하는 외의 시간에 아빠와 교대로 엄마 ibk투자증권 를 돌보는 게 시안의 일상 전부다. 8시간 간병, 8시간 등교, 8시간 잠과 생리 활동으로 열아홉살 시안의 24시간이 구성된다. 시안과 아빠는 끝을 알 수 없는 긴 돌봄으로 소진되고 무기력한 상태다. 더군다나 영케어러인 시안에게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있다. 꿈과 우정이 중요한 나이지만 현재에 묶여 미래를 꿈꾸거나 준비할 수 없고, 또래들과 어울리며 삶을 고용지원센터취업알선 공유하지 못한 채 단절되고 고립되어 간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든 현실에서 시안과 아빠는 도망가기 위해 마지막 발버둥을 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돌봄을 받아야 하고, 돌봄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 언제나 누구에게든 찾아올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청소년에게도 돌봄의 몫이 주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돌봄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돌봄을 하는 주체가 된 스마트론 청소년이 막다른 골목처럼 여겨지는 현실 앞에서 그럼에도 어떠한 삶의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말한다.
‘샤인 머스캣의 시절’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백온유 작가는 기후위기로 정신적·신체적으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을 만난 경험을 이야기하며 “아이들에게 닥친 거대하고 선명한 재앙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 하고 묻는다. “미세먼지처럼 이미 촘촘하게 도래한 미래를 비껴갈 방법이란 없으며 고작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함께하는 것, 어떻게 해서든 잡은 두 손을 놓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우리가 생애 어느 시기에서든 돌보는 손을 주고받는 상호 돌봄의 사회를 만드는 과제는, 기후 위기로 드러나는 근대와 자본주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간을 열어가는 가장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것 같다.
김유진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