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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잘 모르는데 후보 중에 성에 차는 사람이 없어유."
6·3 조기대선을 20여 일 앞둔 1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신탄진 전통시장에서 만난 이영자(61) 씨는 대선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부터 쳤다.
이 씨는 "충청도 민심이 오리무중이라는 소리가 있지 않냐. 나도 내 맘을 모른다"며 애써 모른 척 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민심은 이번 대선에서도 속내를 쉽게 드러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거대 양당과 후보들을 향한 평가는 날카로웠다.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외환은행이자율 양모(70) 씨는 자신의 성향을 '중도'라고 밝히며 국민의힘에 대한 냉소를 쏟아냈다.
양 씨는 "국민의힘이 이번 경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이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마치 또 다른 내란을 보는 듯 했다"며 "충청 민심을 확실히 꿰뚫는 공약이 나와도 기대만큼 지지세가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카페에서 만난 한국장학재단 오류 김유림(28) 씨도 "단일화 갈등 등을 지켜보며 그나마 있었던 이번 대선의 승산을 스스로 깎아 먹는구나 싶었다"며 "혼란스러운 당에서 대통령이 나와봤자 또 우리나라를 흔들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도 있다.
시장에서 잡곡을 파는 임모(80) 씨는 이재명 후보의 육아비법 '기본사회' 공약을 의식한 듯 "현재 경제도 좋지 않은데 나라의 돈을 무지막지하게 써버리면 나중에 청년들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택시기사 한모(76) 씨도 "주변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후보는 다르다"며 "재판받는 것도 많고 지금까지 해온 걸 보면 별로 썩…"이라고 말을 아꼈다.
거대 양당에 대 일반사업자 한 피로감도 강하게 드러났다.
정다운(30) 씨는 "국민의힘은 '이재명은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내란 사태를 일으킨 당이 또 대통령을 내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전과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차라리 거대 양당을 견제할 수 있는 군소정당을 뽑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는 보험금 계산 결국 '경제 회복'이었다.
시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60) 씨는 "연말 연초에는 기대하는 만큼 매출이 나와줘야 하는데 이번 겨울이 특히 힘들었다"며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두가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장을 보러 온 김모(33) 씨도 "사람들이 소비를 안 하니 소상공인들이 힘들다"며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국민들을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신탄진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우혜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