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그룹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개인회사 LF디앤엘을 통해 LF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LF 본사 건물 전경 ⓒ시사저널 고성준
구본걸 LF그룹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개인회사인 LF디앤엘을 앞세워 LF 지분을 폭풍 매수하며 최대주주 구 회장과의 지분 격차를 크게 좁혔기 때문이다. 만 32세에 불과한 후계자의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다만 지분을 늘리는 과정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부친과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을 LF 지분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금강제강 주식 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LF디앤엘은 모회사 LF 보통주 9만3059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3일엔 각각 4만1000주·3만3002주를, 지난 4일엔 1만9057주를 매수했다. LF디앤엘은 2022월 7월 LF네트웍스의 조경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된 기업이다. 인적분할 이후 고려조경에서 고려디앤엘로,기관순매수 올해 8월엔 LF디앤엘로 사명을 변경했다. LF디앤엘은 인적분할 당시 LF네트웍스가 보유했던 LF 주식 180만6000주(6.18%)를 넘겨받았다. LF디앤엘의 최대주주는 구본걸 LF그룹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로 지분 91.58%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8.42%는 구 회장의 장녀 구민정씨가 갖고 있다. 사실상 장남의 개인회사로 볼 수 있다. 오리지널 바다이야기 LF디앤엘이 지분을 늘리고 있는 LF그룹은 옛 LG패션이 2014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돼 출범한 범LG가 기업이다. 구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이며 구본걸 회장의 아버지는 구인회 창업주의 차남인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이다. 특이한 부분은 최근 들어 LF디앤엘의 LF 지분 매수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LF디이지차트 앤엘은 인적분할 이후 꾸준히 LF 지분을 사들이다 지난해 5월 이후 매입?작업을 멈췄다. 당시 지분은 11.97%였다. 그러다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지분 0.95%를 사들인 후 더 이상 매수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매수를 재개했다. LF디앤엘은 지난달 15일을 시작으로 지난 4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15거래일 연속 L종합 릴게임 F 지분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매수한 LF 주식은 27만4200주로, 이를 위해 들인 자금은 50억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LF디앤엘의 LF 지분은 13.85%로 뛰었다. 구 회장에 이은 2대 주주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매수로 인해 장남 구씨의 LF 지분은 15.65%로 늘었다. 구씨는 LF 지분도 1.80%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인 구 회장(19.11%)과의 지분 격차도 3.46%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LF패션 대표이사 당시 구본걸 LF 회장 모습 ⓒ연합뉴스
담보 없이 부친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지분 확대 재계에선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로 탄생한 비상장사 LF디앤엘을 통해 LF그룹의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들어 LF디앤엘의 매수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 속도가 빨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1957년생인 구 회장이 아직 경영권을 내려놓기엔 이르다는 점과 후계자의 나이 역시 만 32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시기 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구씨는 현재 MBA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일PwC와 라자드코리아에서 경력을 쌓은 뒤 만 30세였던 2023년 9월 LF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듬해 8월 MBA 과정 이수를 위해 회사를 떠났다. 올해 5월엔 코람코자산운용에 입사해 인턴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비상장 회사를 통해 지주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은 재계에서 흔히 쓰는 승계 전략이다. 증여세를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비용이 훨씬 덜 들기 때문이다. 다만 LF디앤엘이 LF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LF디앤엘의 주요 사업은 조경공사, 조경관리, 원예판매다. 지난해 매출 525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9억1000만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8억3000만원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은 28억원이다. 재무 상태도 좋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703억원, 부채는 527억원이었다. 부채비율은 300%에 육박하고 있다. LF 지분 매입을 위한 LF디앤엘의 자금 조달은 대부분 차입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LF디앤엘의 단기차입금 내역을 보면 한국증권금융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253억원과 15억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된다. 보유 중인 LF 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이다. 구 회장으로부터도 171억원을 차입했다. 다만 담보를 제공한 자산 내역은 없다. 담보 없이 최대주주이자 부친으로부터 돈을 빌려 승계에 필요한 지주사 지분을 매입한 셈이다. 증여세 회피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향후 편법 승계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행동주의 펀드가 이를 문제 삼으며 승계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6월 말 기준 LF 지분 5.73%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8월 사명을 LF디앤엘로 바꾸면서 LF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경영 승계를 위한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며 "다만 후계자가 개인회사를 앞세워 '빌린' 돈으로 지주사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보기 좋은 방식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