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기술집약적인 사업을 단일 기업의 역량으로는 선도하기 어렵습니다. 잠재력 있는 파트너를 발굴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원해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대기업의 중요한 역할이자 의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한항공이 미래 항공우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중소기업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무인기 개발 경험과 방대한 항공기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융합 기술을 고도화하는 가운데, 개방형 연구개발(R&D) 전략과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을 핵심 축으로 삼아 상생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릴짱 2023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산기술, AI, 스마트팩토리, 우주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를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MLOps 플랫폼 기반 항공기 도면설계 지원 기술개발’ 과제의 공동 수행 업체를 찾았다. 지난 5월 모집 공고를 내고 심사를 거쳐 10월 AI 전문기업 소프트온넷을 최 야마토게임장 종 선정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항공기술연구원에서 자율비행기술팀을 이끌고 있는 조상욱 팀장은 3일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결과물을 중소벤처기업부의 구매조건부 R&D 과제로 연계하거나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실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전시회에도 공동 참가해 스타트업의 투 릴박스 자 유치와 사업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협력 업체 발굴·육성 플랫폼’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며 “대한항공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기술을 내재화하는 동시에, 스타트업·중소기업에는 기술 개발과 사업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동반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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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욱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자율비행기술팀 팀장.


◇‘지속성’이 협업의 기준…“기술 이해도 격차 좁히는 초반이 관건”
2013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조 팀장은 고정익·회전익·틸트로터 등 다양한 무인기 비행 바다이야기다운로드 제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현재는 장애물 탐지, 비정상 상황 대응 등 자율비행 핵심 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현업에서 필요한 기술들 가운데 외부 협력이 가능한 아이템을 선별해 과제를 기획하고, 이후 후보 업체의 기술평가와 검토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 팀장이 협력 파트너 선정 시 최우선 가치로 꼽은 것은 ‘지속성’이다. 그는 “지속적 협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동일한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며 “서로의 빈칸을 채워줄 수 있는 전략적 관계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소통 능력 역시 협력 성공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과의 협력 강점으로는 ‘빠른 행동력’을 들었다. 조 팀장은 “좋은 아이디어도 실전 적용을 통해서만 현실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최근 협업 중인 업체가 제안 아이디어를 단기간에 시제품화해 함께 기술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큰 도전 요소로는 ‘기술 이해도 차이’를 지목했다. 조 팀장은 “서로 전문 영역이 다른 만큼, 초반에 상호 기술 이해도를 맞추는 과정이 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저피탐 무인기 편대./대한항공


◇“실수요 기반 선정…실패 없는 과제 운영이 목표”
현재 소프트온넷과 진행 중인 과제도 마찬가지다. 조 팀장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소프트온넷에서 대한항공으로 인력을 파견해 상호 기술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시스템 요구사항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곳의 지원업체 가운데 소프트온넷을 최종 선정한 이유로는 ‘온톨로지 분야의 전문성’을 들었다. 온톨로지는 특정 지식의 구조와 맥락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일종의 ‘지도’이자, AI가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보유한 데이터를 보다 정돈된 질서 속에 배열하는 기술이다. 조 팀장은 “LLM은 상황에 따라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며 “온톨로지 기술을 접목해 이런 오류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AI 기반 항공기 설계 도구를 확보해 유·무인기 개발 사업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프트온넷은 해당 도구 제공과 후속 지원을 통해 수익을 내고, 나아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은 이후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단기 성과가 아닌 중장기 전략을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사업군별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기술성숙도(TRL)를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과 외부 협력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조 팀장은 “과제 공고 이전부터 내부 검토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실제 수요 기반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실패나 중단 사례는 없다”며 “올해는 성과 공유회를 열어 실증 성과도 공유하고, 협업 모델 및 향후 사업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 더욱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파트너들의 혁신 기술과 대한항공의 전략적 노력이 결집되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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