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향한 사'명'감으로 의료 현장을 지켜온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전'달하겠습니다. 각 분야에서 환자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분을 제보해주시면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10월 31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결과 중심과 속도 경쟁에 익숙한 교육 문화 속에서, 아이들의 공부감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입시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시간’과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너도 나도 가장 효율적인 ‘시간 관리’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쓴
텔레마케터하는일 다. 하지만 대치동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상담해온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요즘 학업 현장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시간 관리’가 아닌 ‘감정 관리’라고 지적한다.
그는 “성적보다 먼저 회복해야 하는 것은 공부를 대하는 마음”이라며 무너진 공부감정을 되살리는 것이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김 교수를 만
학자금대출 후 국가장학금 나 ‘공부감정’에 대해 들어봤다.
“‘실패는 곧 낙오’가 아닌 기다려주는 여유 필요”
‘공부감정’은 김 교수가 오랫동안 주목해온 수험생들의 심리 포인트다. 그는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임에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는 늦었다’, ‘아무것도 못한다’는 학생이 늘어났다”며 “단순히 공부량이나 부모의 지원 문제가 아니라, 공부를
든든학자금 생활비대출 상환 대하는 감정 자체가 무너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감정이 무너진 아이들은 ‘공부’라는 단어 자체에 상처가 생긴 상태”라며 “이 경우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공부감정이 손상됐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호로는 ‘회피’와 ‘집중력 저하’를 꼽았다. 김 교수는 “공부 이야기가
캐피탈금리순위 나오면 짜증을 내거나 피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면 이미 감정이 상처받은 것”이라며 “공부 회피, 집중력 저하, 성적 급락, 등교 거부 등은 대표적인 징후다. 여기에 불안이나 우울, 공황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학업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흔히 범하는 실수로는 자녀에게 ‘자신의 공부법을 강요’하거나 ‘무리한
전세보증보험 경쟁 환경 에 노출시키는 것’을 들었다. 또, ‘장시간 공부를 강요’하고 ‘일률적 커리큘럼에 집착’하며 ‘보상 중심의 학습에 밀어 넣는 것’이 자녀의 공부감정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는 감정 표현에 인색하다. 학원과 사교육 시장은 단기간의 성과를 내야 하니 수치화 가능한 방식만 강조한다”며 “‘실패는 곧 낙오’라는 인식이 강한 입시 문화 속에서, 시행착오를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부를 고통으로 인식…성취감 회복이 우선”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10월 31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김 교수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4세 고시’ ‘7세 고시’ 등 조기 경쟁 열풍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과 과도한 사교육은 아이의 기질과 감정을 짓누르며, 공부를 ‘고통’으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공부 감정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은 ‘성취감의 회복’이다. 김 교수는 “아이에게 현재 수준보다 약간 어려운 과제를 주고, 작은 성공 경험을 반복하게 해야 한다”며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공부를 통해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에게 선택권을 줘 자율성을 회복시키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되찾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학부모 역시 공부 감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교육 정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불안이 커지고, 그 불안이 통제로 이어진다”며 “학원설명회나 단톡방, 입시모임 등을 일정 기간 끊는 ‘정보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성적을 자신의 성과로 여기지 말고, 부모 스스로의 삶과 시간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감정, 공부의 방해자 아닌 안내자로”
김 교수는 최근 ‘공부 감정의 힘’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학습 부진의 원인을 단순한 공부법의 문제가 아니라 ‘공부 감정’의 붕괴에서 찾는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학습 환경이 뛰어나도, 공부에 대한 감정이 무너지면 성취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감정을 학습의 ‘방해자’가 아닌 ‘안내자’로 설명한다. 감정이 안정돼야 전두엽이 집중력·계획력·조절력 등 학습의 핵심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TCI(기질·성격 검사)를 활용해 아이의 기질별 학습 전략을 제시하며, “감정 조절 능력이 곧 공부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김은주 교수의 '공부 감정의 힘' ⓒ강남세브란스병원
책은 발달 시기별 양육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영유아기에는 ‘안정된 애착’을, 초등 시기에는 ‘자기조절력’을, 중·고등 시기에는 ‘내재적 동기’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미디어 사용, 시험 불안, 완벽주의, 조용한 ADHD 등 오늘날 아이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 문제에 대한 현실적 해법도 담았다.
김 교수는 “요즘 사교육의 키워드는 과잉 기대·과잉 통제·속도 강박·불안·번아웃”이라며 “이런 구조 속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조차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성적보다 감정 조절력·자기 주관·회복 탄력성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며 “아이가 공부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진짜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