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 직원인 A가 갑자기 쓰러진 뒤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뇌출혈 발병 직전 1주 동안뿐만 아니라, 4주간·12주간 동안 A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모두 약 40시간 정도로 길지 않았다. 50대 여성인 A는 발병 전에 이미 뇌출혈의 고위험 인자인 고혈압 진단을 받았지만, 고혈압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A는 콜센터 상담 업무를 하면서 생긴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뇌출혈이 발병했고,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필자가 서울고등법원 행정재판부에서 산업재해 관련 사건을 담당하면
야마토연타 서 가장 많이 접했던 사건, 또 1심과 결론이 달랐던 유형의 사건은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뇌혈관·심장 질환 사건’이다. 그 판단이 쉽지 않다. 뇌혈관·심장 질환의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업무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생활에서 비롯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데다가 근로자 개인의 체질이나 소인 차이, 기존 질병의 영향 등으로 그
황금성사이트 발병 원인을 의학적으로 밝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이 의료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하더라도, 명확한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흔한다.
핵심은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는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말한다.
릴게임바다이야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업무와 직접 관련 없는 다른 주된 발생 원인과 겹쳐서 근로자의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더라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다.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존 질병이 급속하게 악화된 때에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알라딘릴게임 본다. 또 인과관계는 건강한 상태의 평균적인 근로자가 아니라 해당 근로자가 기존 질병을 앓고 있는 상태 그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그렇다면 근로자가 어느 정도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인과관계를 인
릴게임온라인 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 제1항은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로 근로자에게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경우,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한 경우,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부담한 경우'를 인과관계 인정 기준으로 제시한다. 산재보험법 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시)'을 통해 구체적인 세부 기준을 제시한다. 특히 고용노동부 고시는 증상 발생 전 24시간 내 근로자의 업무 상황, 증상 발생 전 1주, 4주, 12주 동안 근로자의 구체적인 업무시간 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다.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을까? 대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로 든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고, 고용노동부 고시는 근로복지공단의 내부 업무처리지침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원이 여기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고시가 인정 여부의 주요한 근거로 들고 있는 '업무시간'은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할 때 하나의 고려요소일 뿐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고도 하였다. 이와 같이 법원은 산재보험법령이나 고용노동부 고시 내용에 구속되지 않은 채, 업무상 재해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본 사안에서 법원의 판단은 어떠했을까? 결론적으로 1심(A 승소), 2심(A 패소), 3심(A 승소) 판단이 모두 달랐다. 특히 대법원은 A의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콜센터 상담 업무가 직무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A가 정신적 긴장이 큰 상태에서 콜센터 상담 업무를 하였고, 이것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면서 뇌출혈의 발병 또는 뇌혈관질환의 악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A가 뇌혈관질환 유발 위험인자인 고혈압을 앓았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지만, 이것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겹쳐서 뇌혈관질환을 유발한 이상, A의 기저질환 등이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도 보았다.
구체적인 타당성을 고려해야 하는 법원의 역할이나 생활보장적 성격을 지닌 산재보험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대법원의 태도에 이해 가는 부분이 있다. 인과관계 유무에 관한 연구 성과가 상당히 집적된 육체 근로와 달리 서비스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감정노동에 관해서는 의학적 연구 결과가 충분치 않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 기준은 너무 막연하다. 법관 개개인의 주관적 인식에 따라 업무상 재해 여부에 관한 판단이 좌우되면서, 이에 관한 당사자의 예측가능성과 산재보험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염려도 든다. 산업재해가 근로자 개인 뿐만 아니라 사업주 및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는 이제라도 누구든지 예측할 수 있고 또 수긍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사업주로서도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상 재해에 관한 판례 법리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최근 법원이 뚜렷하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동일 당사자의 동일 질병이고 이미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확정판결이 있었는데도, 이후 제기된 소송에서는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본 사례도 있다. 사업주로서도 종전과 같이 단순히 근로자의 근로 양이나 시간만이 아니라 근로의 질과 정도까지 종합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객대응근로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가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주의 보호조치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찬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