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 오커스(AUKUS·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 안보 동맹) 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며 핵잠 호주 수출 계획에 깊이 관여했던 에이브러햄 덴마크 더아시아그룹 국방 및 국가 안보 부문 총괄이 2일 한겨레와 만나 한국의 핵잠 추진 계획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지난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의 ‘깜짝 주인공’은 핵추진잠수함(핵잠)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격적인 ‘건조 승인’ 및 ‘연료 제공’ 요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응답했고, 1일(현지시각) 한미 외교차관간 첫 후속논의로까지 이어졌다. 황금성오락실 핵보유국 아닌 국가 중 핵잠을 가진 나라는 아직 없다.
전인미답의 길 앞에 많은 도전과 질문이 놓여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의 오커스(AUKUS·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 안보 동맹)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며 핵잠 오스트레일리아 수출 계획에 깊이 관여했던 에이브러햄 덴마크가 2일 한겨레와 만나 “핵잠은 건조도 운용도 너무 신천지릴게임 나 비싸다”라며 “북한 위협 대응만을 위해서라면 핵잠은 적절치 않은 자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동맹 관계인 오스트레일리아와 달리 미국의 한국 정보보안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점도 핵잠 도입의 도전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핵물질 비확산에 매우 민감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와 “매우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더아시아그룹 국방 및 국가 안보 부 릴게임가입머니 문 공동 총괄이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비상임 선임연구원인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동아시아 부차관보를 지내며 한국을 담당했다. 한국 해군으로부터 ‘명예 제독’으로 위촉될 정도로 한국 해군에 대한 이해도 깊다.
핵잠의 엄청난 유지 보수 비용 숙고해야

‘핵잠이 필요하다’는 논 바다이야기하는법 리의 핵심에는 미사일 탑재 북한 잠수함의 위협이 있다. 어딘지도 모르는 바닷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북한 잠수함의 위치를 추적해야 하는데, 잠수함 추적에는 잠수함이 가장 효과적이다. 장기간 매복과 장거리 추적이 가능한 핵잠만이 북한 잠수함을 추적·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덴마크는 이런 주장에 절반만 동의했다. 릴게임한국 그는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면서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한미 양국 잠수함에 탐지당하기 쉬운) 먼 바다로 항해한 기록이 있는지 의문이다. 북한 잠수함은 (한·미 양국의 잠수함이 진입하기 어려운) 수심이 얕은 연안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혹시 대양으로 진출한다해도 한국에는 핵잠 보유 동맹국 미국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잠수함이 대양으로 진출해야 핵잠의 추적 역량이 빛을 발하는 데 그런 상황이 없었고, 있다해도 미국이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핵잠의 가장 큰 장점은 ‘긴 거리’(작전반경)라고 강조한 그는 “한국이 오직 북한 위협에만 집중하겠다고 한다면 핵잠의 ‘거리’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략적 이익이 어디에 걸려 있느냐’를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국가 이익에 걸려있다고 판단할 때 비로소 핵잠 보유가 설득력을 갖는다는 뜻이다.
덴마크는 인터뷰 내내 핵잠의 ‘엄청난’ 고비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핵잠은 건조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유지 보수 비용도 엄청나다”라며 “한국엔 무인기·통합 방공망·전투기·미사일 방어·타격 능력 등이 필요하다. 물론 미래전에서 은밀성은 매우 중요하며 고성능 잠수함은 핵심 자산이다. 하지만 그 잠수함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핵추진’이어야만 하는지가 이 사안의 핵심 질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핵잠 보유시 미국의 대중견제 대열에 끌려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최근 “(핵잠 건조 등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한국은 미국과 무관하게 자신의 주권과 이익을 위해 중국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경쟁에 어떻게 접근할지, (한국의 핵잠 추진을) 대중국 전략과 연계하려 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땐 대통령 결심에도 행정부 내 비확산그룹 반발…이번엔 다를 수도

한국의 구상은 핵잠을 우리 기술로 완성하는 것이다. 미국에는 ‘연료’만 요청했다. 자동차를 만들테니 기름만 달라는 식이다. 이 그림에선 ‘기술 이전’이라는 민감한 주제가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덴마크는 “기술 이전 없이 미국이 핵연료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연료와 추진체 기술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기술 이전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이전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술 이전과 관련해 미국 쪽의 핵심 우려는 ‘정보 보안’이 될 것이라는 게 덴마크의 전망이다. 핵잠을 제공받기로 한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과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로 연결돼 있다. 정보 보안에 있어 미국의 신뢰가 깊다. 그는 “한국과는 아직 그런 수준의 신뢰가 없다. 미국 내에는 한국의 정보 보안 수준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북한이나 중국 해커들로부터 과연 안전한가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정부는 핵잠 추진과 동시에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능력 강화도 함께 추진 중이다. 두가지 동시 추진은 ‘핵무장 또는 핵잠재력 확보로 나아가려는 단계’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덴마크는 “핵잠과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관련 노력 등을 종합해 보면, 우려스러운 방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한국이 오랜 기간 지켜온 핵 비확산 공약을 철통같이 지키겠다는 걸 국제사회에 증명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각의 ‘핵 잠재력 보유’ 주장과 관련해 “일리가 있다”며 “다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등을 진지하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이 ‘핵 비확산 모범국가’로서 쌓아온 국제적 신뢰와 명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그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오커스 당시 바이든 대통령 결정에도 불구하고 행정부 내 비확산 커뮤니티로부터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전 대통령은 오랜 핵 비확산 옹호자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명확한 비확산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한국이 놓인 상황은 (오커스가 논의되던 때와) 매우 다른 맥락”이라고 짚었다.
전인미답의 길 최후의 관문은 미 의회다. 핵물질 해외 이전에 미 의회는 매우 깐깐하다. 국방수권법(NDAA) 등 개정을 통해 길을 터줘야 한다. 덴마크는 “의회 승인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많은 노력과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핵잠이 한국의 전략에 부합하는지, 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지, 비확산 의지는 어떠한지 등과 관련해 의회가 매우 까다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다. 한국이 이런 논점들을 미리 검토해 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