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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국세청 은닉재산 추적조사 전담팀 4월까지 6952억 징수…체납하고 호화생활하면서 싱크대 밑에 현금 5억, 어머니 명의 금고에 골드바 등 숨겨 탈세백태]


국세청 은닉재산 추적조사 전담팀이 악의적 체납자를 찾아 올해 사상최대인 2조원대 징수 목표를 세웠다.

전담팀을 구성한 이후 체납자 징수액수가 매년 1000억원 안팎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1조8805억원을 거둬들였고, 올해는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국세청은 올해 추적조사를 통해 4월 말까지 6952억원(3185명)을 징수·채권 확보했다고 30일 밝혔다. 남은 8개월간 이 추세로 징수가 이뤄지면 목표인 2조원 이상이 기대된다. 한재연 징세법무국장은 "올해 징수액 6952억원 가운데 5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로 부촌에서 호화생활을 즐기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은 325명을 끝까지 추적해 1535억원을 징수해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파악한 전체 체납액은 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싱크대 밑에 현금 5억, 인형 속에 숨긴 황금열쇠…체납자 은닉 백태

국세청이 밝힌 악의적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추적조사 과정은 일부 고액자산가들이 조세 납부를 얼마나 고의적으로 기피하는지 가늠하게 한다.


한 자산가는 세금 고지서를 수령한 다음날 며느리에게 외제차를 이전하고 보험 해약금과 양도대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체납처분을 회피했다. 그러면서도 자녀 명의로 된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가족이 외제차 3대를 보유한 호화생활을 해왔다. 국세청이 수색을 실시하자 아파트 싱크대 수납함에서 검은 비닐봉지에 쌓인 현금다발 등 5만원권 지폐 1만여장(약 5억원)이 나왔다.

한 중소기업주는 폐업 후 사업에 사용하던 공장을 양도하고 은행채무를 제외한 11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은닉했다. 국세청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배우자 명의 대여금고를 뒤지자 금고에선 골드바 11개(5.1kg, 2억4000만원)가 발견됐다.


부동산 양도대금을 시동생 계좌로 수령하고 오빠 집으로 위장전입한 여성 체납자도 있었다. 이 여성은 실제 남편 명의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양도대금 중 3억원을 수표로 인출해 숨겼다. 부부는 수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국세청 설득과 고지에 3억원 징수를 받아들였다.

한 유명 성형외과 의사는 부촌에서 지인 명의로 된 고급주택에 거주하면서 외제차를 타고 다녔지만 체납처분을 피하려 갖은 수를 썼다. 병원과 동일한 건물에 위장법인을 만들어 매출분산을 했다. 국세청은 동시 수색을 벌여 2억1000만원 상당 달러·엔화 등 외화를 압류하고 추가로 4억6000만원을 징수했다.


이혼을 활용한 재산은닉도 있었다. 체납자는 부동산을 양도하기 전에 이혼하고 대금 중 7억원을 39회에 걸쳐 인출했다. 이어 재산분할 및 위자료 명목으로 3억6000만원을 배우자에게 이체하는 등 재산을 숨겼다. 국세청은 체납자가 이혼한 배우자 집에 거주하는 걸 확인하고 수색해 인형 밑에서 현금과 황금열쇠 등 7400만원을 징수했다.

탐문 및 잠복 은닉장소 수색…체납자에 조력자도 조세범 고발

국세청은 은닉재산 추적조사 전담팀은 △2014년 1조4028억원 △2015년 1조5863억원 △2016년 1조6625억원 △2017년 1조7894억원 △2018년 1조8805억원 등 징수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 325명을 중점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체납액을 확보했다. 이들 거주지는 서울 166명, 경기 124명, 부산 15명, 대구 5명, 대전 11명, 광주 4명 등이었다.

국세청은 은닉재산을 제보해 체납세금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 최대 2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재산은닉 혐의자를 더 정교하게 추출하는 지능형 체납관리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고액체납자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재연 국장은 "체납처분 면탈에 대해선 체납자 본인 뿐만 아니라 조력자까지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 할 것"이라며 "여력이 있으면서도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고의적 체납처분 회피자는 추적조사 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징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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