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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11-0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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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도 실적 성장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이 있다. 핵심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제약사의 성장 정체 위기로 이어지던 과거와 달리, 빅파마들이 빠르게 포트폴리오(신약 후보물질) 다각화에 투자하면서 후속 신약의 상업화 성공률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브비(AbbVie)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으로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애브비는 지난 1일 올해 회사의 매출 전망치를 회사 사상 최대인 609억달러(약 87조7000억원)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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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회사가 제시한 예상치보다 19억달러(약 2조7000억원) 증액한 것이다. 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보크(Rinvoq)의 강력한 실적 성장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장에선 이 회사 실적 성장을 견인해 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의 특허가 만료되면 매출 공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잇따랐다.릴게임 확률
휴미라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연간 매출 200억달러(약 28조7000억원)를 넘긴 최초의 의약품이었다.
하지만 2023년 미국에서 휴미라 특허가 만료됐고, 복제약이 시장에 나오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 올해 3분기만해도 휴미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 9억9300만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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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 /애브비
애브비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휴미라 매출 공백을 메웠다. 3분기 스카이리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47억달러, 린보크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22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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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품의 매출을 합치면, 휴미라의 단일 분기 최고치인 2022년 4분기 56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스콧 린츠(Scott Reents) 애브비 CFO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카이리치에 대해 “이 치료제가 건선과 염증성 장질환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매출 전망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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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슨앤드존슨(J&J)도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의 미국 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늘었다.
회사가 지난달 밝힌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39억9300만달러(한화 약 34조5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늘었다. 회사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앞서 제시한 예상치보다 5.7% 올려 935억~939억달러(134조 6000억원~135조1000억원)로 조정했다.
스텔라라는 올해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됐고, 3분기 스텔라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4%나 줄었다. 그럼에도 다른 의약품 매출이 늘며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연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한 항우울 치료제 스프라바토(Spravato)의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61.5% 늘며 급증했다.
스프라바토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판되고 있는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우울증 치료제다. 이전까지는 먹는 경구용 항우울제와 함께 투여해야 했는데, 올해 단독으로 쓸 수 있도록 시판 허가됐다.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한 비강 분무 항우울제 스프라바토. /한국얀센
다른 빅파마들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성장 축을 다변화해 실적 공백을 막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주력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를 보유한 미국 머크(MSD)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7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MSD의 경우 2028년 키트루다 만료를 앞두고,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후속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R&D에 힘을 쏟고 있다.
특허 만료가 과거엔 제약사들의 성장 정체로 이어지는 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신약 혁신 경쟁을 촉진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러 빅파마가 특허 만료를 앞두고 인수합병(M&A),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가 좋은 예다. 이 회사의 효자 품목이던 항혈전제 플라빅스(Plavix)의 특허가 2012년 만료된 이후 매출 정체기를 겪어야 했다. 이후 회사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R&D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그 결실이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와 항암제 옵디보(Opdivo)다. 이 약이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올리며 회사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BMS는 2019년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세엘진(Celgene)을 인수했다. 세엘진 인수로 옵디보와 엘리퀴스의 특허 만료에 일찍이 대비하는 동시에 차세대 치료 패러다임으로 꼽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버스터 신약 하나만 성공해도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나 특허 만료, 경쟁 약 등장에 따른 단일 품목 의존 리스크(위험)도 있다”며 “이런 위험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꾸준한 R&D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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