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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함영님성
날짜 : 25-11-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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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현지 시각)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장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홀. 11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순회 공연에 나서기 앞서 ‘홈 팬’인 베를린 관객 2400여 명 앞에서 정기 연주회를 가졌다. 협연자도 없이 야나체크·버르토크·스트라빈스키 등 20세기 작곡가의 관현악들로 채웠지만, 세 차례 연주회 모두 당연히 매진을 이뤘다.
베를린 필은 20세기 지휘자 푸르트벵글러와 카라얀 시절부터 세계 정상으로 군림했던 악단이다. 전반 버르토크의 곡에서는 사납고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처럼 돌진했고 stx , 반대로 후반 스트라빈스키의 곡은 가볍게 유희를 즐기는 것처럼 장난기로 가득했다. 지휘봉을 높이 치켜들던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53)가 짐짓 힘없이 내려놓는 시늉을 하자, 연주 도중에도 베를린 청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페트렌코가 지휘봉을 잡을 때면 악단은 스포츠카처럼 날쌔게 질주했고, 반대로 내려놓고서 어깻짓과 눈빛으로 지휘를 대신하면 단원들이 알아 외환카드 만원의행복 9월 서 척척 ‘자율 주행’을 했다. 2시간여 공연이 끝나자 ‘홈 팬’들은 기립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이날 연주회를 감상한 건 베를린 관객들만이 아니었다. 베를린 필의 실시간 중계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서 세계 100여 국에서 이 음악회를 동시 관람한 것 한국신용평가 이다. 세계 악단들이 유튜브에 연주회를 올리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이처럼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자체 시스템을 갖춘 악단은 베를린 필이 사실상 유일하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디지털 콘서트홀’은 현재 100여 국에서 240만명이 가입 중이며, 매년 50여 회의 연주회를 온라인 생중계한다. 작곡가 진은숙의 신곡 연주, 한국 지휘자 김 연금거치기간 은선의 데뷔 무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조성진의 협연 역시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안드레아 쥐츠만 베를린 필 대표는 지난 31일 본지 인터뷰에서 “베를린 필의 관객은 베를린뿐 아니라 전 세계에 존재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꿈은 ‘클래식의 넷플릭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의 영역으로 간주됐던 클 재택부업 크루즈 래식 음악회를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전파한다는 역발상이야말로 디지털 콘서트홀의 강점이자 매력이다. 공연장 구석구석에 설치된 고화질 촬영 카메라만 8대, 마이크는 평균 50~60여 개에 이른다. 피아니스트 같은 협연자들의 손동작을 밀착 촬영하거나 현대음악처럼 연주 악기가 많을 때면 카메라는 10여 대, 마이크는 80여 개까지 늘어난다.
그 가운데 객석 뒤편에서 공연장 전체를 보여주는 카메라의 자리는 지난 1960년대 카라얀 시절에 이미 설치됐다. 이 악단 영상 담당자인 하나 도른은 “카라얀이 얼마나 미디어에 남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카메라는 ‘카라얀의 눈(Karajan’s eye)’으로 불린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카라얀의 눈이 우리를 매섭게 지켜보는 셈”이라며 웃었다.
온라인에서 베를린 필이 독보적 경쟁력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우선 베를린 필의 명성(브랜드 파워)과 인기 단원들(스타 파워)의 결합에서 나온다. 특히 에마뉘엘 파위(플루트)와 알브레히트 마이어(오보에), 벤젤 푹스(클라리넷), 슈테판 도어와 중국 출신의 쩡윈(이상 호른)까지 목·금관 수석 연주자들은 이 악단의 단원이자 독주자로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바이올린 단원이자 미디어 담당 이사인 필립 보넨은 “우리 단원들이 베를린뿐 아니라 뉴욕과 서울의 관객들에게도 사랑 받는 건 프로 축구 스타들처럼 온라인 중계를 통해서도 계속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디지털 선점 전략’ 역시 이들의 차별점이다. 과거 지휘자 카라얀 시절부터 현재 페트렌코까지 지난 60여 년간 ‘디지털 콘서트홀’에 축적된 연주회만 850여 회, 작품 수는 3000여 곡에 이른다. 이 악단 녹음 프로듀서인 크리스토프 프랑케는 “모노와 스테레오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 방식은 변화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젊은 관객이 유입되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체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료·무료 모델의 결합을 통해서 소비자 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디지털 콘서트홀’은 매월 구독료는 16.9유로(약 2만7800원), 매년은 169유로(약 27만8000원)의 유료 서비스. 하지만 인터뷰·다큐멘터리·교육 프로그램 등은 무료로 공개한다. 쥐츠만 대표는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애호가뿐 아니라 그동안 접할 기회가 적었던 세대와 국가, 대륙으로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콘서트홀’의 장기적 목표이며 이를 통해 베를린 필은 ‘21세기의 오케스트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와 빈체로가 주최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 공연은 11월 7~9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7·9일에는 브람스 교향곡 1번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협연 김선욱), 8일에는 야나체크·버르토크·스트라빈스키의 관현악곡들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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