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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천안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선보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크레디아


연말 클래식 공연계에 반가운 이름이 포진했다.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이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온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1일부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 차례 공연에 나선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이번 연주회에서 조성진은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의 대표작들을 연주하며 특유의 섬세한 테크닉과 해석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성진은 1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황금성게임랜드 서 열리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에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이 곡은 니콜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카프리스 Op.1 No. 24'에서 멜로디와 화성 진행 등을 따와 변주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24개 변주로 이뤄진 오션릴게임 단일 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고도의 기교를 요구하면서도 따뜻한 서정을 품고 있는 곡으로 유명하다. 특히 18번째 변주는 원곡 선율을 뒤집어 재구성한 아름다운 멜로디로 유명하며, 영화·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 사용돼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이번 무대에서는 지난해 경기필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김선욱과의 재회가 눈길을 끈다. 김선욱 역시 2006년 황금성슬롯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한국 클래식계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긴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작품 구조를 섬세하게 파악하는 해석으로 주목받아 왔다. 지휘자로 활동하며 피아니스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계촌클래식축제에서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1번을 함께 선보인 데 이어 앙코르 무대에서는 피아노 한 대에 나란히 앉아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5번'을 포 핸즈로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다. '건반 위의 은둔자'로 불렸던 루마니아 출신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를 공통된 롤모델로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아티스트가 다시 맞추는 호흡은 이번 공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경기필하모닉은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라흐마니노프 곡을 전후로 차이콥스 백경게임 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과 교향곡 6번 '비창'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 두 곡 모두 차이콥스키의 대표적인 관현악 명작으로 꼽히며 전자는 사랑의 비극, 후자는 삶의 비극을 표현하고 있다.
조성진은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클래식 공연기획사 빈체로의 3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도 경기필하모닉과 함께 무대를 선보인다. 이 무대에서는 낭만주의 협주곡의 정수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협주곡 중 하나인 이 곡은 웅장한 트럼펫 팡파르와 피아노의 리드미컬한 3박자 반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필하모닉은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문을 연 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함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한국·독일 이중 국적의 클라라 주미 강은 독보적인 맑은 음색과 탄탄한 기교로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2021년에는 김선욱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음반을 발표하는 등 폭넓은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성진은 2015년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 음악계의 지형을 바꾼 스타 연주자다. 섬세하고 절제된 감성, 악보에 대한 치밀한 해석, 작품 속 숨은 결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음악성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김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