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의 엄동설한 속에서도 뜨겁게 타오르는 태백산 장군봉 주목.


태백산의 겨울은 언제나 고요 속에서 시작된다. 눈보라가 그친 새벽녘, 아직 세상은 잠들어 있고 찬바람이 능선 위를 훑으며 마지막 어둠을 걷어낸다. 바로 그 순간, 장군봉 아래 주목나무 숲이 붉은 불빛에 잠기기 시작한다. 동쪽 하늘에서 첫 해가 솟고, 얼음 꽃으로 뒤덮인 나무마다 붉은 숨결이 번진다. 그 찰나는 너무나 짧지만, 영원을 품은 듯한 고요와 감동이 있다.
태백산 장군봉 바로 아래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 불리는 주목나무 고목들이 있다. 칼바람 바다신릴게임 이 얼굴을 베어내던 영하 20℃의 12월 새벽, 무릎까지 쌓인 눈 속에 삼각대를 묻고 숨을 죽였다. 손끝의 감각은 이미 사라졌지만,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은 오히려 뜨겁게 타올랐다. 얼음이 빛을 머금은 순간, 주목나무의 가지마다 붉은 불꽃이 피어났다. 마치 하늘이 눈꽃 위에 불을 붙인 듯했다. 그 불빛이 설원을 감싸며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우는 찰나, 그것이 릴게임뜻 바로 태백산이 내어주는 새벽의 기적이었다.
태백산의 주목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다. 살아서는 강한 생명력으로 혹한을 견디고, 죽은 뒤에도 썩지 않은 채 산의 한 부분으로 남는다. 그래서 주목은 태백의 영혼이자 겨울 산의 수호자라 불린다.
그 가지에 피어난 상고대는 단순한 얼음이 아니다. 산의 숨결과 바람, 그리고 습기 릴게임몰메가 와 냉기가 한데 엉겨 만든 예술품이다. 바람 한 줄기, 온도 한 끗의 차이에도 형태가 달라지고, 어떤 날은 꽃처럼, 어떤 날은 불길처럼 피어난다. 이 사진 속 상고대는 바로 천년의 생명 위에 잠시 내려앉은 하늘의 조각이다.
장군봉 아래 주목나무 군락지는 태백산에서도 손꼽히는 겨울 상고대 촬영 포인트다.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이면 봉우리 아래 릴게임갓 로 운해가 출렁이고, 그 위로 붉은빛이 퍼진다. 바람이 잠잠한 날에는 나무마다 두껍게 얼음이 붙어 휘어진다. 그 모습이 마치 세상을 감싸안은 노인의 손처럼 느껴진다. 때로는 거센 눈보라가 시야를 가리지만, 그것 또한 태백이 내는 숨소리 같다. 산은 늘 그렇게 말이 없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위엄과 생명의 끈질김을 느낀다.
태백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산의 겨울은 혹독하지만, 그 혹독함 속에 가장 따뜻한 빛이 숨어 있다. 이 사진은 그 빛의 흔적을 담은 기록이다. 눈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씨, 천년의 시간을 이겨낸 주목의 숨결, 그리고 붉게 물든 새벽의 설원,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태백산은 오늘도 조용히 말을 건다.



촬영 당시 카메라 설정값
카메라 캐논 EOS 5D Mark2, 초점거리 38mm, 노출보정 ?1, 조리개 값 F16, 셔터스피드 1/15초, ISO 100, 화이트밸런스 자동, 플래시 미사용, 삼각대 사용, 촬영 후 약간의 포토샵 보정.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