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김은경 기자]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미국 고관세 직격탄 영향 등에 철강·석화산업의 핵심 생산지역들이 대위기에 봉착했다. 한때 제조업의 메카로 불리며 일자리가 넘쳐났던 여수, 서산, 포항, 광양은 산업 경쟁력 악화로 일자리가 줄어들며 유령도시가 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이들 제조업 심장부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잇달아 지정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장 문 닫고 지역경제 휘청
산업통상부는 20일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남 광양을 2027년 11월 19일까지 2년간 산업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이란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 주요 기업의 도산 및 구조조정으로 지역 내 주된 산업의 현저한 약화가 예상되는 지역을 뜻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광양시는 생산의 88.5%, 수출의 97.5%, 고용의 9.7%를 철강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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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제철소 2연주공장 연주공정에서 반제품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올 들어 정부가 위기 대응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전남 광양이 네 번째다. 석화산업 일번지 여수가 지난 5월 처음으로 위기 대응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8월에 모바일릴게임 는 충남 서산이 뒤를 이었다. 지난 8월엔 철강산업에 불어닥친 위기로 포항이 위기 대응지역에 포함됐다.

우리나라 철강과 석화산업은 모두 중국이 저가 제품 생산량을 늘리며 위기를 맞았다. 철강의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파고들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다. 조선업에 주로 사용되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 릴게임뜻 운 열연강판)뿐 아니라 자동차·철근 등 제조업 전반에 널리 쓰이는 열연강판, 컬러강판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국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포스코는 지난해 포항 1제강 공장과 1선재 공장을 폐쇄했으며, 현대제철도 지난 6월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9년 7141만톤(t)에 달했던 국내 조강 바다이야기 생산량은 지난해 6365만t으로 확 줄었다. 주요 공장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문을 닫으며 포항과 광양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희망퇴직 등으로 직원들이 떠나며 기자재업체를 비롯해 숙박업, 요식업 등 공장에 기대 사업을 하던 소상공인들이 모두 위기에 처했다. 광양은 포스코가 국내 최대 규모 단일 공장인 광양제철소를 운영하는 곳으로 사실상 ‘포스코의 도시’로도 불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광양 인구 10분의 1 이상이 포스코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화 산업 중심지인 여수와 서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연봉킹’ 기업으로 불리던 NCC(나프타분해설비) 사업자 여천NCC는 지난 8월 3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공장을 돌려도 손해만 보는 상황이 이어지자 고육지책으로 공장 문을 닫은 것이다. 여천NCC는 아예 3공장을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여수상의에 따르면 여수산단 전체 매출은 2022년 10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87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NCC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60~70% 수준으로 떨어졌다.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2021년 551억달러에서 2024년 48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공장을 중심으로 생계를 이어온 소상공인들은 생활고에 시달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지역경제 지원은 좋지만…산업 경쟁력 강화 필수

이번에 위기 대응지역으로 지정된 광양은 앞으로 2년간 중소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진흥공단 등의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우대 혜택을 받는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진공으로부터 최대 10억원의 경영자금을 5년간 3.71%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신규 투자에 대한 정부 입지 보조금도 기존 9~40%에서 50%로 늘어난다. 제조업 침체로 인한 지역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철강과 석화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강의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반덤핑 조치를 취하며 한숨 돌렸지만, 미국이 우리나라 철강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이 치명적이다. 석화는 경쟁력을 잃은 NCC 기업들이 통폐합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눈치싸움이 치열해 결과물을 내놓는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탄소 규제에 대비해 친환경 제품을 선제적으로 만들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경제를 순환시킨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