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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7월 3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감행한 우크라이나 공습은 개전 후 최대 규모였다. 드론과 미사일을 합쳐 472기가 동원된 6월 17일 대공습 때보다 많은 550기의 발사체가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각지를 때렸다. 이번 공격에서 러시아는 이스칸데르-M 또는 북한제 KN-23 탄도미사일 6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4발, Kh-47M2 극초음속 미사일 1발, 게란-2 계열의 장거리 자폭 드론 330기 이상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도 손 놓고 있 인수합병 던 것은 아니다. 밤샘 요격전에서 러시아 드론·미사일 270개를 격추했고, 전자전을 통해 208개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70여 개 드론과 미사일은 피하지 못했다. 다만 사전에 공습경보가 있었고, 위력이 강한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엉뚱한 곳에 떨어져 기적적으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에서만 부상자 20여 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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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암살 작전에 드론·미사일로 보복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그것도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맞춰 대규모 공격을 자행했다. 러시아가 이런 대공습을 감행한 이유는 뭘까. 공습 하루 전 우크라이나의 치명적인 암살 공작에 대한 보복일 개연성이 크다. 우크라이나의 공작으로 7월 2 대학추천 일 하루에만 러시아 해군과 연방보안국 소속 고위 장성 3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정부 차원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러시아 국방부와 각 부대로부터 정보를 받아 전황을 소개하는 이른바 '밀블로거'(밀리터리 블로거)들과 전사자 가족 또는 부고(訃告)를 통해 러시아군 사망 사실을 집계하는 이들의 분석 결과다.?
가장 먼저 사망 우리은행 정기예금 금리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일다르 페르디난도비치 아흐메로프 해군중장(Vice admiral)이다. 그는 2010년 태평양함대 구축함 '마샬 샤포시니코프' 함장으로 근무할 때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러시아 유조선 구조 작전을 성공시킨 인물로, 해적에 대한 보복 조치로 논란을 사기도 했다. 당시 아흐메로프 함장은 해적이 장악한 유조선 'MV 모스크바'를 전속력으로 별내지구 아파트 따라잡은 뒤 특수부대를 투입했다. 그 결과 해적 11명 중 1명을 사살하고?10명을 체포했다. 그는 체포된 해적들에게 약간의 물과 식량을 건네고는 '석방'했다. 문제는 해적들이 석방된 곳이 소말리아 해안에서 560㎞ 떨어진 망망대해였다는 점이다. 나침반 하나 없이 고무보트에 몸을 의지한 해적은 모두 실종됐다. 러시아는 '사과'를 요구하는 소말리아 정부를 무시하고 아흐메로프 함장 등 구출 작전 참가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아흐메로프는 카스피해 분함대 사령관과 북방함대 콜라분견대 참모장 등 요직을 거쳐 2023년 흑해함대에 부임했다. 지난해 12월 중장으로 진급해 흑해함대 제1부사령관 겸 참모장이 됐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우크라이나의 공중·해상 드론 공격을 피해 후방으로 도피하는 바람에 개점휴업 상태였다. 그럼에도 칼리브르 미사일 재고가 채워지는 족족 우크라이나 남부와 서부 대도시를 향해 위협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아흐메로프 중장이 바로 그 미사일 작전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살생부에 오른 그는 상당 기간 우크라이나군의 추적을 받아왔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암살당한 러시아군?일다르 아흐메로프 중장과 미하일 구드코프 소장, 콤코프 소장의?생전 모습(왼쪽부터).
"우크라이나의 비열한 공격에 사망"아흐메로프 중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것은?7월 2일 러시아 밀블로거와 우크라이나 매체를 통해서였다. 러시아군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선전 활동을 하는 복수의 러시아 밀블로거는 "아흐메로프 중장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의 비열한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크림반도에 침투한 우크라이나군 정찰 부대에 저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식통은 그가 우크라이나군 정찰병이 유도한 자폭 드론에 맞아 폭사했다는 관측도 전한다. 러시아 당국은 아흐메로프 중장의 죽음에 대해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2022년 4월 러시아군 장병 수백 명이 사망한 순양함 '모스크바' 격침 당시 '1명 전사, 27명 실종'으로 축소 발표한 것과 닮은꼴이다.??
아흐메로프 중장의 사망이 전해진 시간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도 고위 장성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 당시 격전지였던 코레네보에서 미하일 구드코프 소장이 폭사한 것이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그의 죽음을 부인했지만 올레크 코제먀코 프리모르스키 크라이(연해주) 주지사가 "우리의 영웅이 죽었다"며 부고를 내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구드코프는 러시아 해군육전대 소장(Major general)이다. 첫 부고가 지구 반대편 연해주 주지사를 통해 나온 것은 그가 러시아 태평양함대 예하 부대인 제155근위해군육전여단 여단장이었기 때문이다.
구드코프 소장이 이끈 제155근위해군육전여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니터링하는 각국 군사 전문가 사이에서 여러모로 요주의 부대였다. 무엇보다 해당 부대는 개전 초 키이우 북서쪽에서 숱한 민간인을 살해하고 약탈해 악명을 떨쳤다. 2023년 2월 도네츠크에서 벌어진 부흘레다르 전투 당시 이해할 수 없는 돌격전을 벌이다가 궤멸되는 모습이 드론 촬영 영상으로 공개돼 망신을 샀다. 구드코프 여단장은 전쟁 발발 1년 만에 8번이나 부대를 궤멸했을 정도로 형편없는 지휘관이다. 하지만 직속상관이던 동부군관구 사령관 루스탐 무라도프 중장과 함께 허위 승전보를 올려 러시아 연방 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때 진급해 상장(Colonel general)이 된 무라도프는 앞서 언급한 부흘레다르 전투 영상이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허위 승전보가 들통 나 한 달 만에 보직 해임됐다. 하지만 구드코프의 영웅 칭호는 박탈되지 않았고 이듬해 소장으로 진급해 장성이 됐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 구드코프를 '러시아 해군 부사령관'으로 소개하는데, 이는 러시아군 편제와 계급체계를 이해하지 못한 오역이다. 그는 제155여단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진 공수군 장교였는데 여단장 부임과 함께 해군으로 전군(轉軍)했다. 계급도 별 하나인 소장이어서 중장이 맡는 해군 부사령관이 될 수는 없다. 한국군과 달리 러시아군 장성 계급은 소장→중장→상장→대장 등 4단계다. 그가 맡은 직책은 쿠르스크 지역 작전을 총괄한 임시 편성 조직 '러시아 중앙집단군'의 부사령관이었다.?
러시아 중앙집단군 부사령관 직책 덕에 구드코프 소장은 쿠르스크에 배치된 러시아군 부대 중 가장 먼저 북한군 병력을 제155여단에 배속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북한군을 자살 돌격대로 투입해 쿠르스크 탈환에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쿠르스크 전투 내내 우크라이나군은 구드코프 소장을 제거하려고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끝내 정확한 소재 파악에 성공한 우크라이나군은 그는 물론 제155여단 지휘부 전체를 몰살했다. 당시 구드코프 소장은 코레네보의 한 건물을 지휘소 삼아 참모들과 회의 중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우크라이나군의 정밀유도무기가 날아들어 지휘부 전체가 폭사했다.
‘SNS 중독' 콤코프 소장 일가이번에 사망한 러시아군 장성 가운데 가장 황당하게 죽은 이는 빅토로비치 콤코프 소장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 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제5국장이다. 콤코프 소장은 모스크바 중심부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차량에 올라탄 직후 폭사했다. 우크라이나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차량에 원격 제어 폭탄을 설치한 뒤 그가 탑승하자 폭발시킨 것이었다.
FSB는 옛 소련 시절 악명 높았던 KGB가 전신인 기관이다. 국내 정보·방첩은 물론, 푸틴 1인 독재체제 강화를 위한 보안 업무를 총괄한다. 러시아 정부 기관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권력과 정보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콤코프 소장은 FSB에서도 국내 방첩 업무를 담당하는 제5국을 맡고 있었기에 그의 죽음은 러시아 지도부에 상당한 충격일 것이다. 콤코프 소장은 제5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 데다, 아내 티티아나 콤코바도 FSB 직원 출신이다. 그의 장인은 FSB 고위 간부였던 이고르 블라디미로비치 베르스타코프 소장이다.?
누구보다 보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지만 콤코프 일가는 그러지 않았다. 온 가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이었기 때문이다. 콤코프 소장은 모스크바에 있는 아마추어 하키팀에서 실명으로 활동하며 대회에 참가했다. 이 하키팀 홈페이지에는 콤코프 소장의 사진과 프로필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남편보다 더한 SNS 중독인 아내는 1997∼2002년 FSB 통역 담당관으로 일한 경력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이외에도 자신의 생활상과 이직한 회사, 거주지까지 모두 공개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두 사람의 딸과 사위도 비슷한 식으로 SNS에 개인 신상을 버젓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힘들이지 않고도 러시아 국내 방첩 책임자와 일가족의 실명, 거주지, 직업, 연락처를 얻을 수 있었다. 더 황당한 것은 콤코프 소장이 죽은 장소가 본인 명의 주소지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신분증에 기재된 주소와 실거주지가 달랐다. 이런 사실까지 온라인에 노출된 것이다. 콤코프 소장이 폭사한 아파트는 원래 그의 장모 소유였다가 최근 아내에게 증여됐다. 본래 주소지는 폭사한 곳에서 북쪽으로 약 3㎞ 떨어진 장소다.?
우크라이나군이?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구드코프 소장의?암살 당시로 추정되는?현장 모습. 우크라이나군 제225연대 텔레그램 캡처?
콤코프 소장 가족이 온라인에 남긴 족적은 누군가에 의해 수집·대조·분석돼 '정보'가 됐다. 앞서 소개한 아흐메로프 중장, 구드코프 소장의 이력도 원래 공개돼선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누적된 러시아 국방부의 선전과 보도를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됐다. 이런 정보를 수집한 이들은 정보기관 소속 스파이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정보에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는 공개출처정보(OSINT) 수집가다. 이들 OSINT 수집가는 누구에게나 공개된 인터넷 홈페이지와 SNS에서 찾아낸 정보를 공유하고 교차 검증하는 식으로 러시아군 최고위 간부의 신상을 턴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들이 발굴한 정보를 적극 활용해 그동안 여러 러시아 정부와 군 고위 인사들을 제거했다.
‘공개출처정보' 주목한 우크라이나지난해 12월 사망한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중장과 올해 4월 죽은 화생방방호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도 콤코프 소장과 같은 방식으로 개인정보가 노출돼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폭사했다. 러시아는 이런 피해를 입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고위 인사에 대한 경호와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것보다 군 당국 선전과 당사자의 SNS를 단속하는 게 우선인데 말이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