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메가팩토리'가 새로운 일반의약품 판매 형태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량 구매로 저가 공급을 실현하는 창고형 약국을 두고 부실 처방과 약물 오남용을 걱정하는 목소리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긍정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크리스탈주식 지난 10일 오후 1시 경기 성남시 수정구 메가팩토리는 폭염에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승용차 15대가 약국 앞 대기차선을 가득 메우며 주차장 진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전광판으로 재생되는 '2500가지 이상 건강 쇼핑'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매장은 460㎡ 규모로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 주식매수시기 10여개 코너로 나뉘었다. '1+1', '메가 세일' 등 할인 문구가 붙은 프로모션 매대도 있었다. 의약품은 대개 시중 최저가와 유사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상품가 4만 9500원의 건강기능식품 '바이오가이아 티니핑'은 매장에서 3만 9000원에 판매됐다. 소화제 '베나치오액'은 약국에서 8000~1만 원에 판매되지만,sk텔레콤 주식 매장에서는 6000원이었다.
10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메가팩토리 약국에서 손님들이 진열대의 상품을 고르고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손님들은 카트를 끌며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듯 의약KOSEF국고채 주식 품을 가득 골라 담았다. 휴대전화로 진열대 사진을 찍어보며 인터넷에서 가격을 비교하는가 하면, 매대에서 상품을 꺼내 들고 성분표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구매를 고민하는 손님도 있었다. 고령자는 '신신파스', '케토톱' 등 파스를 주로 찾는 한편, 젊은 부부는 비타민·마그네슘 등 건강기능식품이나 가정상비약 등을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황금성게임다운 소비자들은 다양한 의약품을 직접 고를 수 있음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80대 여성 박 모 씨는 "약이 다양해서 비교해 보기 좋았다"며 "약국에서는 약사 말만 들었는데 여기서 내가 증상도 알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약을 선택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에서 온 정정숙 씨(56)는 "상품이 지방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1000~2000원씩 더 저렴한 게 눈에 보인다"고 전했다. 약국계에서 제기하는 복약지도 미비 문제에 손님들은 대체로 '문제 될 것 없다'는 반응이었다. 경기 광주에서 온 홍 모 씨(45)는 "어차피 약국에서 설명으로 약을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영양제를 살 때도 굳이 약사 지도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가팩토리에 따르면 상주 약사 5~7명 정도가 안내와 계산 두 단계에 걸쳐 복약지도를 맡는다. 매장을 도는 약사가 고객 문의에 응대해 주는 한편, 계산대에서 상품을 결제할 때 2차로 약사 지도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메가팩토리 약사 A 씨는 "매장을 한 바퀴 돌기만 해도 붙잡는 손님이 10명은 넘는다"며 "제품 종류가 워낙 많으니 어떤 걸 먹을지 묻는 질의가 많다"고 말했다. A 씨가 매장을 돌아다니자, 관절 약 위치를 찾는 간단한 질문부터 "여행 가는 데 필요한 상비약을 챙겨달라"거나 약의 구체적인 복용법을 묻는 등 손님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10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메가팩토리 약국에서 손님들의 계산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약국을 개설한 정두선 대표약사는 메가팩토리가 "소비자가 생활 건강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한 곳에서 찾을 수 있는 토탈 헬스케어"를 꿈꾼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약회사와의 직거래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품을 확대해 소비자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약국계는 창고형 약국이 '약의 공산품화'와 '동네 약국 죽이기'로 이어진다고 반발한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필요한 시기에 적정량이 사용돼야 하는 의약품을 이익 극대화를 위해 팔아야 할 상품으로 취급하면 약물 오남용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정 대표는 "한국 소비자는 의약품에 특히 민감해서 정말 필요한 약만 구매한다. 소비자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처방약 중심의 동네약국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고형 약국을 두고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넘어 의약품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며 "약을 쉽게 유통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의약품 선택과 복용을 환자 책임으로 돌리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jwl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