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장기표류 중인 경남 창원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이 법적분쟁을 끝내고 새 시행자를 찾았다. 하지만 기존 민간사업자에게 줘야 할 투자비부터 어민들에게 넘긴 생계 대체부지 개발 문제 등 남아있는 문제들이 많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5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에 따르면 창원 진해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웅동1지구(복합관광레저단지)의 대체 개발사업 시행자에 경남개발공사가 새로 지정됐다. 경남개발공사는 기존 골프장(36홀) 운영과 호텔·리조트, 휴양문화시설 등을 건설할 새 민간 사업자를 오는 7월 씨티은행 새희망홀씨 중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민간 사업자가 선정되면 오는 9월까지 관광단지의 개발(실시)계획 변경 절차를 끝내고, 도로 등 잔여 기반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호텔 등 휴양문화시설 착공시점은 2029년으로 잡혀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웅동1지구 내 진해· 자소서 특이사항 의창소멸어업인조합 소유지 뒤편으로 골프장 라이트가 보이고 있다. 김정훈 기자
경자청이 기존 공동시행자(창원시·경남개발공사)의 지정을 취소하고, 대체 시행자를 지정하면서까지 새 민간사업자를 찾아 나선 것은 개발사업이 오랫동안 표류해 온 탓이 크다. 해당 사업은 지난 1995년 부산신 원금균등상환계산법 항 건설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를 활용해 창원 진해구 수도동 일대 바다를 매립해 관광단지(225만㎡)를 조성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경자청이 개발사업 승인권자, 창원시·경남개발공사가 공동 시행자, 진해오션리조트가 민간사업자로 각각 참여했다.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지난 2009년 12월 진해오션리조트와 사업추진계약을 맺었다. 진해오션리조트가 2 스탁론비교 018년까지 3461억원을 투자해 골프장·숙박시설, 휴양문화시설, 스포츠파크를 조성하고, 30년간 운영권을 얻는 방식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진해오션리조트가 사업기간을 2022년으로 연장하면서 사실상 ‘실패한 관광개발 사업’이 돼 버렸다. 현재까지 관광단지에 조성된 레저시설은 36홀 규모 골프장이 전부다.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인근 제덕항 마을에 조성된 상업지역 역시 대부분 빈 터로 방치돼 있다. 마을을 오가는 시내버스도 1개 노선에 불과하다. 주민 임모씨(63)는 “개발을 시작한 지 십 수년이 지났는데도 발전은커녕 더 낙후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자청은 지난 2023년 3월 개발사업의 부진을 이유로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취소 처분을 수용했지만 창원시가 불복하면서 법정다툼으로도 이어졌다. 1심 법원은 경자청의 손을 들어줬고, 이후 창원시가 소를 취하하면서 법정다툼도 일단락됐다. 하지만 개발사업이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경남 창원 진해 복합레저관광단지 인근 제덕항 괴정마을 상업지역이 빈터로 남아 있다. 김정훈
당장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진해오션리조트가 그동안 투자한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업시행자로서의 자격을 잃은 상태에서 민간사업자 투자비만 물어줘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진해오션리조트가 지출한 확정 투자비는 최소 1500억원에서 최대 24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액을 놓고도 양측의 다툼이 예상된다. 리조트 개발로 어장을 잃은 어민들에게 생계대책으로 내놓았던 리조트 부지 일부에 대한 개발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들 어민들은 부지에 대한 소유권은 갖고 있지만 별도의 개발권을 부여받지 못한 상태다. 진해·의창소멸어업인조합은 “조합원들이 개발권 없이 땅만 소유한 상태에서 재산세 등 세금과 대출 이자만 납부하고 있다”며 “관련 주체들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