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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첨단의 감수성에 수여해 온 한국일보문학상이 58번째 주인공을 찾습니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10편. 심사위원들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본심에 오른 작품을 2편씩 소개합니다(작가 이름 가나다순). 수상작은 본심을 거쳐 11월 하순 발표합니다.
김지연 작가. 문학동네 제공
김지연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내몰려 있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그들의 일상을 위협하며 내모는 힘도 가지각색이다. 여기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과 그로 인해 상처처럼 남은 빚에 내몰린 인물이 있는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만 가 하면 생기를 잃은 지 오래인 지역 변두리에서 청춘을 낭비하며 살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과 압박감에 내몰리는 인물도 있다. 자신을 닦달하며 내모는 외력에 허덕이는 김지연 소설의 인물들은, 그러나 생각만큼 어둡거나 절망적이지 않다. 그 부조화가 빚어내는 묘한 감정의 색채가 김지연의 소설을 오늘날 삶에 대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독특한 태도의 하나로 주목하게 신한은행 담보대출 만든다.
그 묘한 감정의 태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면 아마도 천진함일 것이다. 천진함은 미래에 대한 도저한 낙관이나 생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다르다. 낙관과 긍정의 주체가 세계와 대결하는 과정에서 발산하는 의지와 힘의 산물이라면 천진은 애초에 그렇게 타고나 좀처럼 바꾸기 어려운 천성에 가깝다. 낙관이나 긍정과 달리 일상에서 천 대출이자계산기 진이 반드시 좋은 의미로 유통되지 않는 건 천진함에 내재된 수동적 성격 때문일 것이다. 연인 서일의 배신으로 인해 거액의 빚을 지게 되었지만 그런 서일이 다시 돌아오기만 한다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고 싶다는 그런 정신 나간 마음"의 소유자인 '반려빚'의 주인공 정현과 사촌의 전 연인 민재에게 빌려준 돈을 떼이고도 은연중에 민재의 안부를 염려하는 '포기' 국민은행인터넷뱅킹수수료면제 의 호두는 그와 같은 천진한 마음의 결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김지연의 '조금 망한 사랑'
사람들은 응당 그래야 한다는 듯 청년들에게 세상과 정면으로 맞서라고 주문한다.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 중에 정면으로 맞서다 시장경영진흥원면접 얻어터진 그들의 상처를 애틋하게 보듬거나 반창고 하나 살 돈이라도 보태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면 '조금 망한 사랑'에 스며 있는 천진함은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기엔 승산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너무 일찍 패배한 존재가 악의와 원한에 물들지 않고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애써 걸친 외투 같은 것이 아닐까. 누군가는 그 외투가 우리 삶을 망치는 쪽으로 내모는 힘에 맞서기에 턱없이 얇은 것이 아닌지 반문할 법도 하다. 숙고해야 할 반문이지만 김지연의 소설은 그 문제 제기의 타당함을 인정하는 것과 삶을 지속하기 위해 단단하고 명석한 의지만이 아니라 무구한 천진함 또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 반드시 배치되지 않을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제58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진출작. 그래픽=김대훈 기자
한영인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