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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함영님성
날짜 : 25-11-08
조회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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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말, 전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2025 회의로 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세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등도 이목을 끌었죠.
이번 APEC의 성과는 한마디로 ‘무역전쟁’의 일시 봉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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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무역전쟁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제한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고, 미국도 이에 대한 화답으로 대중 평균 관세율을 57%서 47%로 낮췄죠. 이와 더불어 한미 간에도 관세협상이 타결됐고, 미국이 한국에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허용해줬습니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도 했죠.
한국의 외교적바다이야기릴게임
성과가 도드라지는 가운데, 전세계에선 미중 간 무역전쟁 완화가 가장 큰 이목을 끌었습니다. 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줄였을까요? 오늘 연재기사에선 통계를 통해 이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美 관세수입 2배 = 美 상품수지 적자증가분미국, 중국과의 무역적자 규모 줄였지만베트남, 아일랜드다빈치
등선 무역적자 대폭 늘어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의 상품수지는 올해 1~7월 기준 811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7월 적자분(6689억달러)보다도 약 21%나 높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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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품수지가 올해 1~7월 기준 -811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적자규모가 21% 증가한 수치다. <미국 상무부 통계·챗GPT 그림>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일부 소비세를 포함한 미국의 관세 수입은 1520억달러(약 210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0억달러(약 108조원)의 거의 2배에 달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올해 1~7월 기준 미국은 관세수입이 약 740억달러 늘어난 반면, 상품수지 적자규모는 1427억달러 증가한 셈입니다.
즉, 관세를 부과했어도 무역으로 인한 적자규모 증가분이 관세수입보다 더 늘었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미국의 관세전략이 중국견제용으론 어느정도 먹히긴 했습니다.
올해 1~7월 기준,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폭은 1286억달러로, 지난해 1~7월(1573억달러)보다 3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40조원 넘는 돈을 중국이 덜 벌게된 셈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베트남과 아일랜드와의 교역서 지난해 보다 적자폭을 크게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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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규모 추이 <미국 상무부 통계·챗GPT 그림>
베트남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규모도 올해 1~7월 기준 979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1~7월(666억 달러) 대비 300억 달러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저가제품은 베트남과 중국이 대체 관계에 있습니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줄어든 만큼(약 300억 달러), 베트남의 대미수출이 늘어난(약 300억달러) 겁니다.
아울러 아일랜드의 대미무역 흑자규모도 올해 1~7월 848억달러로 지난해 동기(474억달러) 대비 400억달러가 늘었습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가 적다보니 화이자, 일라이릴리, 머크, 애브비, 얀센,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일랜드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최근 미국서 비만약 열풍이 불면서, 아일랜드의 대미수출이 크게 늘어나게 됐습니다.
참고로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한국, 독일, 일본의 대미 상품수지를 보면, 한국과 독일은 전년 대비 10% 가량 줄었습니다. 다만 일본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세 국가 모두 베트남이나 아일랜드에 비해선 예년 수준의 대미 무역을 유지한 상황입니다.
미국 입장에서 통계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첫째, 미국의 관세정책(중국엔 57%, 나머지 국가엔 대략 15~25%)은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수혜는 베트남에게 돌아갔습니다.
둘째, 미국의 관세 추가수입(약 740억 달러)보다,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규모 증가분(1427억달러)이 2배가 더 높다.
관세가 미국 연방정부 재정을 채우는덴 도움이 될 순 있어도, 미국의 대외무역 적자폭을 개선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중국, 美관세 때문 대미무역 흑자는 줄었지만유럽·아세안 공략하며 올해 수출 6% 증가美관세 낮은 韓·日·EU는 수출 0~2% 증가
그러면 중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달러 기준)에 따르면 1~8월 수출 증가율은 대만이 29.5%, 중국 5.8%, 유럽연합(EU) 2.6%, 일본 2.1%, 한국 0.9% 순이었습니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수치입니다.
1~9월 누적치를 보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6.1%로, 한국(2.2%)보다 높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중국은 미국에게 가장 높은 관세(57%)를 부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우방국인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은 가장 낮은 관세(15%)를 부과 받고 있죠. 그럼에도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이를 앞서는 겁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관세 20%를 적용받고 있는 대만의 수출증가는 AI와 밀접하게 관련 있습니다.
AI 반도체 수요 폭증과 ‘프론트로딩(Front-loading)’, 즉 관세 부과 전 조기 선적이 겹치며 대만 수출이 단기간 급증한 것이죠. 특히 미국·유럽의 데이터센터용 GPU·HPC 반도체 주문이 올해 2분기 이후 집중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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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8월 기준 수출증가율. 달러기준 <쳇GPT 그림>
반면 중국의 수출 증가는 구조적입니다. 미국 유력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기사를 통해 “중국은 여전히 하루 1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라며 “이는 시진핑 주석의 협상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죠.
중국의 미국향 수출 일부 품목은 줄었지만, 저가 소비재·가전·완구류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고, EU·ASEAN·남미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가 총량을 증가시켰습니다. 올해 중국의 대 아세안(ASEAN) 교역은 10% 가까이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죠.
특히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과 반도체 제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아프리카·남미로 뻗은 해상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무역의 혈관을 붙잡고 있죠.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국영 해운사인 코스코(COSCO), 허치슨홀딩스 등을 앞세워 파나마운하·그리스 피레우스항·페루 찬카이항·나이지리아 레키항 등 전 세계 90여 개 심해항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무역로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압박에 맞대응하고 있죠.
반면 한국과 일본은 전체 수출증가율이 0~2%대에 머물렀습니다.
두 나라 모두 대미 관세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리고, 품목 구조가 한계에 부딪힌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반도체가 호조를 보이지만, 석유화학·철강·정유 수출이 부진해 상승 폭이 제한됐습니다. 일본은 주력 품목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둔화하고, 일반기계·화학 부문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죠. 결국 ‘관세율’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기술 단계가 수출 격차를 결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럽연합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 빅3(영국·프랑스·독일)가 ‘중등 기술의 함정(middle technology trap)’에 빠져 제조업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평이 나오죠. 자동차 강국 독일의 지난 8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올해 1~9월 중국 전기차 수출량이 작년 동기 대비 89.4% 급증한 175만8000대를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첨단품목에서도 중국의 약진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죠.
英 로이터 “미중은 ?지기 쉬운 휴전 돌입”외신들, 중국 여전히 강력하다 평가
앞의 통계들을 종합해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집권하면서 대중국 강경책을 펼쳤지만, 중국의 대미수출은 줄었어도 중국의 전체 수출량은 되려 늘었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우방국인 EU, 한국, 일본의 구조적인 저성장 및 낮은 수출증가율만 도드라보이게 됐죠. IMF는 EU 한국 일본이 1%대 성장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 최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이 찍어누르려고 해도 찍어누를 수 없게된 존재가 되버린거 아닐까요?? 중국은 일본과 한국의 경제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아직도 외환을 개방하지 않고, 철저하게 정부주도 하에 AI 전기차 등 신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죠.
미중 정상회담 종료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2025.10.30
외신은 이번 APEC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번 회담이 양국 간 무역전쟁의 온도를 낮췄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WP는 “지도자들의 주요 현안 중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문제, 중국의 실질적인 미국산 대두 구매량 등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미중이 무역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깨지기 쉬운 휴전’에 들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언급했던 주요 쟁점들, 즉 중국의 산업 정책, 제조업 과잉 생산,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 등은 이번 협상에서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죠.
과연 G2는 무역전쟁을 낮추고 계속 공조할까요? 아니면 지금은 잠재적 휴전일까요? 확실한건 당분간은 G2가 서로 견제를 하는 살얼음판이 계속 될 것이란 겁니다. 우리경제도 대비해야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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