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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주거 불안정, 취업난 등 원인이 겹치면서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대 임산부는 2013년 12만 4891명에서 지난해 9만 1474명으로 줄었고, 30대 임산부는 20만 명대 후반을 유지했으며, 40대 임산부는 1만 442명에서 1만 2384명으로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초혼 및 초산 연령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5년 결혼한 여성의 초혼 연령은 평균 29.4세로, 1950~1954년의 19.1세보다 10.3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초산 연령도 31.0세로 늦어졌다. 분만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34세가 전체의 47.4%로 가장 많았고, 35~39세가 22.8%로 뒤를 이었다. 즉 30대 분만이 전체 분만 건수의 70.2%를 차지한 셈이다.
임신과 출산이 늦으면 조산, 기형아 출산, 임신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산모의 건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 같은 자궁질환이다.
자궁근종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이다. 주요 증상으로 통증, 생리통, 생리불순, 압박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난임과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초기에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자궁근종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전, 가족력, 여성호르몬, 비만, 40세 이상, 임신 무경험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라며 "요즘처럼 첫 임신·출산이 늦고 출산 횟수가 줄면 여성호르몬에 더 일찍, 더 오래 노출돼 자궁근종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궁질환인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육층으로 침투한 자궁내막조직이 팽창되면서 자궁 전체가 커지는 질환으로 자궁출혈, 태반유착증, 조산 등의 임신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두 가지 가설이 존재하는데 첫째는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층으로 스며들어 생긴다는 것, 둘째는 자궁근층의 조직이 변화해 자궁내막조직과 유사해진다는 것이다. 질 출혈이 심하면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으며, 보통 40대에 증상이 가장 심하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증상이나 예후가 다르다.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종과 달리 질환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병변 부위가 산발적으로 퍼져 있어 치료가 까다로운 편이다.
두 질환 모두 월경과다를 유발하는 것은 점은 공통점이다. 최근 3개월 이상 급격히 월경량이 늘었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대형 생리대를 착용했는데도 2시간이면 패드를 교체할 정도라면 병원 방문을 서둘러야 한다.
생리통 양상은 약간 차이 난다. 자궁근종은 주요 증상으로 월경과다가 나타나며 근종 위치에 따라 생리통의 정도가 다르게 발생한다. 반면 자궁선근증은 대부분 월경과다와 극심한 생리통이 동반된다. 자궁근육 내에 자궁내막이 침투하면서 자궁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 자궁근종은 근종 위치와 양상에 따라 임신 중·후반부에 조기진통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내막이 얇아지면 태아 성장에 필요한 혈액 공급량이 줄어 유산에 이를 수 있다.
자궁선근증은 임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육층에 굳은살처럼 박혀 있는 자궁내막조직이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고 자궁벽의 탄력을 떨어뜨려 태아가 자라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라며 "난임 여성 50%에서 자궁선근증이 발견되고, 이들은 자연유산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임신 전 미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과거엔 자궁질환 치료 시 자궁을 적출하는 방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자궁과 가임력을 보존, 치료 후에도 이상 없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게 됐다. 자궁보존 치료엔 자궁근종 복강경 수술 및 내시경 수술,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와 색전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질환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고 치료 후 재발 위험이 높아 고위험군 여성은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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