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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추진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큰 틀에서 안보 분야 합의를 이루며 디테일을 조율하는 문제가 과제로 떨어졌다. 이런 합의 내용들은 대부분 최종적으로는 미국 의회의 문턱을 넘어야 해 “협상은 이제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 및 안보 분야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발표 시점과 관련해 “양국 간 이견주식테마
이 크게 없는 상황이라 자체적인 전망으로는 이번주 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직후 대통령실 쪽에선 2~3일 내 팩트시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다음날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전격적으로 승인하면서 팩트시트에 관련 내용을 새롭게 추가하게 돼 시간이 더 소요됐다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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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에서 ‘핵잠수함 핵연료 공급’을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즉답 대신 ‘한국이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고만 말한 점이다. 대통령실 쪽에선 “핵추진(잠수함)의 연료 관련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 승인만 있으면 되는 사항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삼성전자목표가
인으로 이미 정리됐다”며 문제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 실장은 특히 이런 승인이 이뤄진 것은 “군비 경쟁을 만들거나 동아시아의 긴장을 높이려는 게 아니라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을 발표한 시점에서 조금 더 그에 상응하는 준비와 대비를 해야겠다고 중국과 미국을 설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물론 중국 설득까지 이뤄진 만큼, 향후 빠칭코
핵추진 잠수함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취지다.
외교가에서는 이런 내용이 반영된 팩트시트가 나온다고 해도, 앞으로 갈 길이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팩트시트는 말 그대로 양국이 그동안 주고받은 얘기를 간략히 정리한 문서라, ‘한·미 원자력 협력 확대를 위해 논의하기로 한다’ ‘한·미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을 위해 노력해간다’는 큰 릴게임다운
틀만 담기기 때문이다. 양국 당국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후속 협의에서 구체적인 ‘디테일’ 싸움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장소와 기술 이전, 핵연료 공급 등 어느 각론 하나 쉬운 게 없는 싸움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히 핵연료 공급 문제와 관련해 “민수용 핵연료를 군사용으로 전환할 경우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승인이나 원자력협정의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기술적·행정적 논의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건 미국과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받는 협정을 체결한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사례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021년 9월 미국, 영국과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오커스(AUKUS) 안보 협정’을 체결했지만, 미국 정부 내 제도적, 기술적 검토가 길어지면서 아직까지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 등으로부터 무난히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미 의회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나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모두 미 의회의 반대가 있으면 추진이 불가능하다.
정부 소식통은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그걸 구체화해나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의회 외교 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