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이 약 80년 전인 1946년 27.5달러(약 4만원)에 구입한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대헌장) 복사본이 실제로는 725년 전인 1300년에 에드워드 1세 통치 기간에 작성된 희귀한 원본으로 밝혀졌다. 14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데이비드 카펜터 중세사 교수와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니콜라스 빈센트 중세사 교수는 하버드대 로스쿨이 소유한 ‘HLS MS 172’ 문서(이하 소장품)는 1300년 에드워드 1세가 서명한 대헌장의 현존하는 7개 원본 중 하나라고 확인했다. 1215년 존 왕 시대에 처음 작성된 대헌장은 왕조차도 법의 학자금대출 이자율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선언한 역사적인 문서로, 전 세계 헌법과 민주주의의 토대가 됐다. 이 문서는 영국 전역에 유포됐고, 1215년 이후 역대 왕들이 1300년까지 발행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도서관 소장품 목록에 따르면 대학 측은 ‘HLS MS 172’로 분류된 이 소장품을 런던의 서점에서 27.5달러에 구입했다. 당시 카탈로그에는 “1 농림어업인 327년에 제작된 사본으로 다소 문질러지고 습기에 젖어 얼룩이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이 놀라운 발견은 카펜터 교수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23년 12월 13일 하버드대 로스쿨의 디지털 도서관을 탐색하던 중 이 소장품을 발견하고 진품 가능성을 알아봤다. 그는 대헌장의 후기 사본에 나타난 텍스트 변화를 연구하던 중 소장품의 디지털 중국항공사 이미지를 보고 ‘원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원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원본과 비교, 분석하기 시작했고 빈센트 교수와 함께 연구했다. 두 교수는 공동 연구를 통해 소장품의 크기(489mm x 473mm)가 다른 6개의 원본들과 일치하고 필체의 특징도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사서들이 제공한 자외선 서브프라임이란 과 분광 이미징 분석을 통해 이 문서가 다른 원본들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특히 서명 첫 글자인 E뿐 아니라 D까지 대문자로 쓰는 에드워드 왕의 독특한 서명 방식도 다른 진본과 일치했다. 두 교수는 이 원본이 영국 웨스트모어랜드의 애플비(옛 의회 선거구)에서 발행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다양한 가문에서 이를 소장하다가 1945년 유급주휴수당 말 메이너드 가문의 후손인 공군 중장 포스터 새미 메이너드가 소더비 경매를 통해 이를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의 한 서점이 이 문서를 42파운드(약 8만원)에 낙찰받았고, 몇 달 후 하버드대는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사들였다. 대헌장은 1215~1300년 후세 왕들이 영국 전역에 재배포하면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 현재는 원본 25개가 남아있으며 대부분 영국에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호주 캔버라 의회와 워싱턴DC의 국립문서보관소에도 각각 한 부씩 소장됐다. 2007년 뉴욕의 한 경매에서 1297년판 대헌장 원본이 2130만 달러(약 298억원)에 팔린 바 있다. 두 교수는 이 원본에 대한 학술 논문을 집필하고 있다. 카펜터 교수는 “이것은 얼룩지고 퇴색된 단순한 사본이 아니라 세계 헌법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의 원본,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쟁취해야 할 자유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빈센트 교수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단일 문서가 무엇이냐고 누구에게 물어본다면, 아마도 ‘마그나카르타’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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